조던이 매트 하프링(오른쪽) 데릭 콜먼의 더블팀 수비를 힘겹게 돌파하고 있다.
‘황제’ 마이클 조던이 ‘후계자’ 앨런 아이버슨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조던은 29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퍼스트유니온센터에서 벌어진 워싱턴 위저즈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2001~2002 NBA 정규시즌 경기에서 30득점 7어시스트 6리바운드 5스틸의 전전후 활약으로 94-87 승리를 이끌었다. 워싱턴은 최근 10경기에서 2승째를 챙겼다. 그러나 워싱턴은 4승10패로 여전히 대서양지구 6위에 머물렀고 필라델피아는 7연승 뒤 2연패의 부진에 빠지며 7승7패를 기록했다.
조던은 득점에선 아이버슨(40득점·6리바운드·3어시스트)에게 뒤졌지만 나머지 기록에선 아이버슨을 압도했다. 특히 조던과의 맞대결을 의식한 아이버슨이 무려 9개의 턴오버를 남발한 것에 비해 조던은 단 하나의 실책만 기록하는 노련미를 과시했다.
이날 경기는 3년만에 복귀한 조던과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포스트 조던’의 선두주자로 각광받았던 아이버슨의 자존심이 걸린 시즌 첫 맞대결.
워싱턴이 대승한 양팀의 1차전에서는 아이버슨이 부상으로 벤치를 지켰다.
38분을 출장한 조던은 거의 풀타임을 뛴 아이버슨보다 득점에서는 10점 뒤졌으나 슛 성공률에서 약 8% 앞섰다. 팀 공헌도와 내용면에선 아이버슨을 압도했다.
특히 2쿼터 후반에서 현란한 슛 기술로 14점을 연속 혼자서 득점,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재현해냈다.
그러나 정작 이날 승부는 조던과 아이버슨이 아닌 워싱턴과 필라델피아의 보조공격수들의 활약에 의해 갈렸다.
승리한 워싱턴은 2년차 슈팅가드 리차드 해밀턴이 28득점을 올리며 제몫을 충분히 해준 반면 필라델피아는 데릭 콜먼이 15득점을 올렸지만 아이버슨의 짊을 덜어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워싱턴은 1쿼터에서만 17점을 쏟아부은 아이버슨을 막지못해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쿼터부터 아이버슨을 제외한 필라델피아의 나머지 공격옵션을 철저히 봉쇄하고 조던이 2쿼터 중반부터 14점을 연달아 넣어 47-50까지 추격한채 전반을 끝냈다.
코네티컷 대학시절 팀을 NCAA 챔피언에 등극시킨 화려한 전력의 보유자 해밀턴의 진가는 3쿼터부터 빛을 발했다. 해밀턴은 3쿼터 종료 8분 34초를 남겨두고 조던의 자유투를 시작으로 워싱턴이 9-0으로 달아날때 3개의 야투를 성공시켜 경기를 뒤집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해밀턴은 4쿼터에서도 워싱턴이 올린 득점 대부분을 조던과 양분하며 황제를 완벽하게 보좌 했다.
경기후 조던은 “클리블랜드전에서는 아무도 나를 지원하지 않는 등 실망스러웠지만 이제는 우리 선수들도 뭔가를 해야 할 때임을 깨달은 것 같다”면서 “이러한 플레이를 계속 완성시켜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버슨은 “충분히 이길수 있는 팀에게 졌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