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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소비경기 살아나나…유통업체들 매출증가세

입력 | 2001-11-29 16:57:00


그랜드백화점은 최근 11월과 12월 매출목표액을 지난해보다 각각 10%와 15%씩 올려잡았다.지난달 매출이 부진해 연말목표치를 낮추려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당초 만들지 않으려 했던 내년 달력도 2만부를 제작키로 했다.

최근 유통업체들의 매출증가세는 눈여겨볼 만하다. 10월까지만 해도 유통업체들의 연말 소비경기 전망은 비관적이었으나 11월 매출이 예상외로 급증하자 “소비경기를 시작으로 전반적인 경기가 바닥을 찍고 올라서는 것이 아니냐” 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들어 25일까지 매출(11개 기존점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이달 매출이 14% 증가했으며 특히 강남점의 신장률은 무려 35%나 됐다.

현대백화점에서 이달 9∼18일 실시한 창립기념행사 매출은 약 9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행사 때보다 30.9% 늘고 뉴코아백화점도 사은행사 첫날인 25일 사상 최대의 하루매출(98억원)을 기록하는 등 판촉행사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바로 나타난다.

인터파크 한솔CS클럽 등 인터넷쇼핑몰의 하루 평균매출도 이달 첫주에는 각각 2억3000만원, 4억원 수준에서 마지막 주에는 3억5000만원, 6억원으로 뛰었다. 그랜드백화점 김시진이사는 “연말과 내년 설특수까지 추세가 이어지면서 소비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본다” 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의 한영아 유통산업 애널리스트는 “3·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점, 특소세 인하, 아프가니스탄 전쟁 조기종료에 대한 기대, 최근의 증시활황 등이 단기적으로 소비심리를 띄워준 것이 1차적인 원인” 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실물경기의 본격회복을 점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현대투자신탁증권 박진 연구위원은 “최근의 소비추세가 대형유통기업뿐 아니라 전체 소비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며 “그러나 수출이 경제성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므로 수출관련 제조업이 살아나지 않으면 소비만으로 경기회복을 이끌기는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테러참사 여파로 크게 줄었던 항공기 탑승률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공격이 끝날 조짐을 보이고 겨울 성수기를 앞두고 신혼 여행객과 단체 여행객이 늘면서 일부 노선을 중심으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 탑승률은 9월 11일 테러 직후 63%로 떨어진 뒤 지난달에도 67%에 그쳤으나 이달에는 69%까지 높아졌다. 또 전통적인 휴양노선인 동남아도 한달전 65%에서 이달엔 77%로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도 10월 58.8%에 그쳤던 미주노선 탑승률이 최근 67.3%로 올라섰고 대양주 노선도 71.5%에서 75.7%로, 동남아 노선은 60.5%에서 76.3%로 모두 증가했다.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