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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11%나 감소…우울한 무역의 날

입력 | 2001-11-29 19:01:00


30일 ‘38회 무역의 날’을 맞은 수출업계는 우울하다. 세계 경기 침체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해 한국의 올해 수출 실적은 사상 최대의 감소폭을 나타낼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바람에 수입도 함께 줄어 올해 무역수지는 100억달러 정도의 흑자를 보이고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주변국들은 한국보다 사정이 더 안 좋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무역협회가 29일 내놓은 ‘2001년 한국 무역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를 통해 한국 무역업계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사상 최대 수출 감소〓올 들어 10월까지 수출은 126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억달러(11.2%)나 줄어 사상 최악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60년대 시작된 본격적 경제개발 후 수출이 감소한 해는 외환위기 기간이었던 98년(-2.8%)뿐이었다. 특히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에서 두드러져 반도체와 컴퓨터 등 2개 품목의 수출 감소액만 126억달러에 달했다.

▽중화권이 미국보다 더 큰 비중〓중국 홍콩 대만 등 3개국의 전체 수출에서의 비중은 지난해 21.6%에서 올 들어 22.1%로높아졌다. 이는 미국(20.7%)보다도 더 큰 비중이다. 한국이 무역 흑자를 가장 많이 낸 나라는 홍콩이었으나 올해는 미국(흑자액 73억달러)이 1위를 차지했다. 홍콩(69억달러)은 2위로 떨어졌다. 최대 무역적자국은 역시 일본으로 적자액이 83억달러에 달했다.

▽10대 수출 품목도 순위 변동〓올 들어 10월까지 반도체는 1위 수출 품목 자리를 지켰지만 그 비중이 지난해 15.1%에서 9.8%로 줄어들고 3위였던 자동차가 2위로, 5위였던 선박이 4위로 한 단계씩 올라섰다.

▽선전(善戰)한 품목도 있다〓수출 실적에서 올 들어 10월까지 반도체(-43.8%), 컴퓨터(-24.5%), 철강(-10.8%), 석유화학(-10.7%), 섬유류(-13.6%) 등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반면 자동차는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2.6%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고 통신케이블은 브라질 중국 등 통신시장 확대에 발빠르게 대응해 113.4%나 수출이 늘었다. 또 휴대전화(28.2%), 정밀기계(3.5%) 등도 선전한 품목이다.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