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신바람 공격농구의 진수를 선보였던 LG의 존재는 이번시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초반 기복있는 성적표가 주어졌지만, 활화산같은 저력으로 상대팀을 주눅들게 하기 충분하며, 향후 가장 중심권에서 시즌판도를 뒤흔들 것이 틀림없다. 이러한 LG농구의 승승장구에는 단연 김태환감독이 중심에 서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김감독은 고졸학력과 무명선수출신이라는 계란으로 프로농구감독이라는 바위를 가볍게 무너뜨린 오기의 인생을 거쳐왔다. 아울러 LG에 오기전 잠시 중앙대 감독재직을 제외하곤, 여자팀만을 지도하던 농구계의 은어로 소위 "여탕" 전문출신이었슴도 그의 이력에서 놓칠 수없는 부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피드와 높이에서 열세인 여탕(?)에서 재미를 봤던 전술들을 되짚어본다면, LG농구의 해법을 발견할 수있다.
까치라는 팀의 마스코트로 그 기치를 드높였던 국민은행 여자농구단은 빈약한 재정에도 불구하고,여자농구계에 전무후무한 까치돌풍을 몰고왔던 팀이었다. 먼저 김감독이 코치직으로 여자 실업팀을 처음 맡았던 86년 국민은행팀은 으로 불리며 28연승의 신화를 창조했다.
김태환 감독 특유의 체력중심의 지도방법이 먹혀들어 체력을 앞세운 끊임없는 프레스와 속공으로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당시 센터엔 국가대표 조문주(현 성신여대 코치), 허영미가 든든히 더블포스트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었고, 신장이 170센티가 채 되지않는 발발이 신기화 공현자가 부지런히 움직이며 외곽포로 상대의 얼을 빼놓는 가운데, 국가대표 박정숙(현 삼천포여자고등학교 코치)이 슈팅가드로서 팀을 지휘했다.
그리고 꼭 3년 후 김태환감독은 까치명가 국민은행의 감독으로 전격 기용되며, 이에 부응하듯 그 해의 농구대잔치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28연승 신화의 주역을 바탕으로 신인 이강희, 박현숙을 전격 기용하여 신구의 조화를 맞추고, 최고 전성기에 올라있던 국가대표 센터 조문주를 이용한 골밑플레이에 모든 작전의 중심을 두었다. 당시 팀의 기둥이었던 조문주는, 대회 개막 3개월 전만하더라도 엄청난 슬럼프에 빠져 팀을 떠나는등 방황을 거듭했으나, 김감독의 따뜻한 독려과 신앙으로 이를 극복, 리바운드, 득점, 최우수선수상을 독점하며, 무적 삼성생명의 자존심을 한순간에 추락시켜버리는 까치파워를 자랑했다.
그렇지만,조문주라는 든든한 센터를 바탕으로 까치명가의 순항행진을 계속하던 김태환감독도 팀을 보조하던 정희아, 신기화의 은퇴로 잠시 주춤하더니, 마침내 팀의 보배인 조문주가 은퇴한 92년도에는 여자농구계에서 4강에도 들지못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다. 팀의 재건에 나선 김태환감독은 팀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운 국민은행만이 할 수있는 까치농구를 선보였다.
김감독이 가장 중요시하는 체력훈련을 중심으로 하루 10시간에 육박하는 강훈을 거듭한 끝에 치밀한 작전에 따른 통계중심의 확률농구를 선보이며 선수들에게 확실한 임무를 부여했다. 당시 여자농구에 최강은 단연 아시아 최고센터 정은순이 이끄는 삼성생명이었다. 삼성을 상대하는 팀은 정은순의 행동반경을 조금만 줄여도 승산이 있었으나, 물이 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