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노래 여행/매티 스테파닉 VSP
연말이 가까운 미국 출판계에 11살 소년의 시집이 즐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불치병에 걸린 매티 스테파닉이란 소년이 쓴 80쪽짜리 시집 ‘마음의 노래 여행(Journey Through Heartsongs)’이 그것이다. 책은 일약 베스트셀러가 됐고,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이 책을 소개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책은 매티의 어머니가 아들이 쓴 시 가운데 일부를 골라 출판사에 위탁, 제작했다. 아이의 기운을 북돋우려고 출판한 책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 책의 성공에 힘입어 2000개가 넘는 매티의 습작시들은 세 권의 ‘마음의 노래들’ 시리즈로 내년에 출간될 예정이다. ‘마음의 노래를 통한 희망(Hope Through Heartsongs)’ ‘마음의 노래를 통한 믿기(Believing Through Heartsogs)’ ‘언제나 마음의 노래들(Heartsongs for All Seasons)’ 등이다.
근육 위축증이란 희귀병으로 숨쉬는 것마저도 쉽지 않은 소년 매티는 이제 그의 소원 세가지를 모두 이루었다. 가장 존경하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났고, 그가 서문을 써 준 시집이 출판되었으며, 오프라 윈프리의 토크쇼에도 출연했다.
그는 마야 엔젤로, 랭스톤 휴, 로버트 프로스트와 에밀리 디킨스를 즐겨 읽는, 세 살부터 시를 쓰기 시작한 성공한 ‘천재 시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놀랍게 문학계에 등단한 시인은 아직 없었다고 극찬한다.
매티의 동시가 어른들의 가슴에 마법과도 같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같은 질병으로 세 명의 형제를 잃은 소년은 같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어머니에게 영원히 서로의 손을 놓지말자고 다짐한다.
매티는 ‘새로운 희망’에서 “나는 새로운 희망이 필요해…새 희망, 내가 살 수 있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나게 하는 희망 말이야, 그래야 온 세계가 또한 희망을 가질 수 있지”라고 말한다.
그는 소아 중환자실에 갇혀서, 마음의 노래들을 들으며 용기가 다시 샘솟을 것이며 “희망으로 차오를 것”을 다짐한다. 어른들은 “소원하는 것은 어린애 일이다”고 말하지만 “만약 마술적이고 음악적인 마음을 믿는다면, 당신이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러면 당신도 당신의 노래를 들을거예요.” “특히 어른들에게 마음의 노래를 들으라고 상기”시킬 거예요. “그들의 노래를 잊은 이들에게는 나의 노래를 나누겠어요.”
고통스런 병에 시달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한 꼬마 소년이 9·11 테러의 암울한 휴우증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안겨준 것이다.
정명희(국민대 영문과 교수·미국 하버드대 교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