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의회가 4일 예정된 4기 회장 선출에 실패했다.
선수협의회 창립 이후 25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자율투표로 신임회장을 뽑기로 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로써 각구단별 5명이 참여하는 대의원회의를 12일이후 열어 회장투표를 할 예정이다.
이날 총회의 최대안건이였던 신임회장 선출은 회장후보로 거론된 기아의 이종범이 개인사정상 불참했고, 뒤늦게 회의장에 나타난 LG의 유지현도 회장후보를 고사했고, SK의 최고참 선수인 조규제도 총회를 앞두고 일본으로 떠나는 등등 대부분의 후보대상자들이 회장직을 고사한데 이어 회의불참까지 이어졌다.
또한 각팀 주장이나 고참선수들의 주축이 되어 구성되는 선수협의회 집행부마저도 일부 팀들에서 나서는 선수가 없어 선출되지 않아 선수협의회 신임회장 선출이 뒤로 미뤄지게 되었다.
집행부 구성에서부터 신임회장선출까지 선수협의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예년의 집행부 구성 맴버들과 선수협의회 회장들이 감투를 쓴 이후 모두 좋지 않은 경험을 당했기 때문이다.
현 선수협 회장인 기아의 이호성은 올해를 끝으로 유니폼을 벗고 사업가에 길을 걷게 되었고, 집행부 위원인 현대의 김인호도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한다.
여기다 지난해에 활동했던 2기 선수들중 마해영과 심정수등은 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정든 유니폼을 벗고 다른 팀에 팔려가는 신세가 되었다.
1기 선수협 주축 선수들의 길도 순탄치 않았다.
1기 대변인이였던 강병규는 두산에서 SK로 팀이적을 당한데다 새팀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젊은 나이에 은퇴했고, 양준혁과 최익성은 해태와 한화에서 방출되어 LG로 이적해야 했다.
유일무일하게 1,2기 선수협 회장을 지낸 송진우만이 소속구단에서 자리를 지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처럼 지난 1,2기 선수협의 핵심멤버로 활동했던 대대수의 선수들이 선수협의회에 집행부나 회장이 되는 순간 팬들의 의사나 본인의 의사, 선수를 관리하는 코칭스탭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구단의 권의에 도전하는 선수로 낙인되어 은퇴의 길을 걷거나 타구단으로 트레이드를 당하는등 선수협 활동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선수협에 이름을 올리는 순간 퇴출대상 1호가 되는 현실에 모든 선수들이 두려워하고 있는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누가 감히 자신의 피해를 감수해 가며 선수협의회 활동이나 회장을 하려 하겠는가?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며 지난 2000년 12월 발족한 한국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외국인 선수 보유문제, 선수처우개선등 프로야구 20년간 만연했던 선수들의 불평등계약조건등을 해결했던 그 때의 의지와 단결력은 사라지고 선수협의회의 문제제기이후 뒤따르는 구단의 보복성 퇴출 칼날에 선수협의회의 존립자체까지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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