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과 가장 닮은 배우가 누굴까. 저마다 각각의 의견이 있겠지만 '배두나'라는 배우는 가장 흔히 떠오르는 인물일 것이다. 힙합편집음반인 '엑스(EX)'의 자켓 사진을 본다면 그러한 생각은 더욱 확고해 진다. 소리지르는 모습, '넌 뭐야'라는 식으로 바라보는 모습, 모든 것을 거부하는 눈빛과 웃는 듯 눈을 감은 모습에서도 특유의 반항적인 모습이 느껴진다.
4장의 CD에 국내외에서 활동중인 뮤지션 52팀 190여명이 참석한 힙합편집음반 '엑스(출시:밀림닷컴)'는 이러한 배두나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의 편집음반이 기존 발매된 곡을 짜집기하는 식이었다면 이번 음반은 뮤지션들이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 등의 음악작업한 곡들을 온라인 상에서 발표하여 인정받은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 노래듣기
- Blu-d & Taibian의 'What? Why?'
- UMC의 'ShuBIDUBIDUBDUB'
첫번째 앨범의 첫번째 곡은 Blu-d & Taibian의 'What? Why?'가 장식하고 있으며 UMC의 'ShuBIDUBIDUBDUB', MC haNsAi와 HipHopMind가 함께 참여한 '절대당위성' 등 힙합전사들의 역량이 고스란히 실려있다. 힙합이라는 틀안에서도 각기 팀의 특색이 잘 살아있으며 누구나 알고 있으나 감히 노래로 말하지 못한 것들을 '바보 이게 현실이야'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가사들이 놀라게 하면서도 후련함을 느끼게 한다.
사실 편집음반치고 대중적인 뮤지션이 참여한 것도 아니고 한국인 대부분이 좋아하는 장르도 아니다. 고작해야 배두나가 자켓사진을 찍었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흔히 편집음반이 표방하는 '대중적'이다는 것과는 멀다. 하지만 자신이 음악이라는 것과 그리 멀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인색한 편이 아니라면 "얘네 누구야?"하는 물음이 음반을 듣다보면 "오호, 새로운 걸"이라는 말로 바뀌지 않을까.
김경숙 동아닷컴 기자 vlffm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