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30년 이상 살면서 한국인 이란 생각을 한시도 잊지 않았답니다. 아내의 나라인 오스트리아에 우리 문학을 소개하고 싶어 한국 동화를 번역했습니다.”
경북대 일어일문학과 이상경(李相景·오스트리아 빈대학 명예교수·사진) 초빙교수가 소설가 이청준씨의 판소리 동화 2편을 독일어로 번역해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출간했다.
이 교수가 번역한 작품은 심청이는 빽이 든든하다(Sim Ch'ong hat gute Beziehungen) 놀부는 선생이 많다(Nolbu hat viele Lehrer) 등 두 편.
그는 “아버지의 병을 낫게하기 위해 자식이 희생하는 판소리 심청가 의 모티브는 독일어권의 ‘충실한 요하네스’라는 전래동화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놀부가’의 주제인 권선징악은 중세 바로크 문학의 모티브로 유럽인들에게도 전혀 낯설지 않은 배경을 갖고 있다”며 두 작품은 유럽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번역한 작품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한국의 동화는 대단히 예술적이고 변화가 많으며 초현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데다 실존주의적이며 상징성이 깊고 날카롭기까지 하다 는 서평을 게재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 명예교수로 재직하며 비교문학 분야를 연구하던 중 올해 초 경북대 교수로 초빙됐다.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경북고와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1962년 오스트리아 빈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스위스 독일 일본 등을 오가며 비교문학을 연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오스트리아 정부로부터 공로 대훈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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