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사실상 항복을 선언함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에 은신해 온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과 추적이 초미의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반(反)탈레반 지도자인 하지 모하마드 자만 장군은 7일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 동부 토라보라 지역의 멜라와산에 은신하고 있다”고 최신 정보를 제공하면서 “우리는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조직이 숨어 있는 곳에서 50∼80m까지 접근해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탈레반 무기 반납
- 美 압력에 고개숙인 카르자이
- 오마르, 항복직전 칸다하르 떠난듯
- 무릎꿇은 탈레반… “살려만 달라”
- 美 ‘침략자의 무덤’서 예상밖 善戰
- 단호한 미국 “죄값 치르라”
- 칸다하르는 어떤 곳
영국의 선지(紙)는 빈 라덴이 토라보라 지역에 대한 미군과 반탈레반군의 압박이 가중되자 은신처를 인근의 다른 동굴로 옮기면서 알카에다 조직원의 부인들에게도 전투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고 7일 보도했다. 반탈레반군이 청취한 라디오 메시지에 따르면 빈 라덴은 6일 밤 말을 타고 토라보라의 다른 동굴로 거처를 옮기면서 알 카에다 부하들에게 “아이들은 동굴에 남겨 두고 알라를 위해 투쟁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아내들에게도 이교도 침략자와 싸울 수 있도록 무기를 지급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미군과 반탈레반군은 7일 B52 폭격기와 탱크들을 동원해 토라보라 지역을 맹렬히 공습했으며 미국 특수부대와 영국 SAS소속 군인이 이 지역에 접근함에 따라 공습의 정확도 역시 계속 향상되고 있다고 선지는 전했다.
그러나 영국의 이브닝 스탠더드지는 “빈 라덴은 토라보라 동굴에서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미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의 북서 접경지역으로 피신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유엔의 평화유지 최고책임자인 장 마리 구에헤노 유엔 사무차장은 7일 탈레반의 항복에 따라 다국적 평화유지군이 최대한 빨리 카불에 투입돼야 한다며 이 병력은 유엔의 지휘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아프가니스탄의 과도정부가 22일 수립될 것”이라며 “그때까지 다국적 평화유지군 일부가 투입될 수 있으면 매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