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의 명문대학인 하버드대가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는 ‘학점 인플레’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하버드대는 올해 학부생들 가운데 49%가 A나 A-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86년 A학점을 받은 학생이 23%였던 것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 대학원의 경우 올 6월 학위 수여식 때 졸업생의 91%가 우등상을 받았다.
대학측은 우수한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교수들이 인기 유지를 위해서, 또는 흑인이나 라틴계 등 소수계 학생들에게 낮은 점수를 줬다가 차별대우 논란에 휩싸일까봐 A를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도 교수들에게 보다 엄격한 성적관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지는 9일 사설에서 “오랫동안 많은 학문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냈던 하버드대가 이제 학점 인플레에서도 선구자가 되고 있다”고 비꼬았다.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