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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이정희/임대아파트 도배 세입자에 전가

입력 | 2001-12-11 17:54:00


주택 공사의 임대아파트에 살다가 이사를 하게 됐다. 그런데 벽지에 회전의자가 스친 흔적이 있으니 다시 도배를 해주고 나갈 것을 명령하며 임대보증금의 일부를 도배를 해주어야만 내어준다는 당황스런 일을 겪었다. 문고리가 파손됐다거나 유리창이 깨졌다면 보수를 해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몇 년을 살다보면 생활의 흔적이 남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심하게 훼손되거나 낙서를 한 것도 아닌데, 벽지나 장판 같은 소모품까지도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원상복구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서민의 주거 안정’ 을 내세우는 주택공사의 이중적인 얼굴이 아닌가 싶다. 이사를 나오면 이것이 현대판 ‘집 없는 설움’ 이구나 하는 뼈아픈 절감을 해야만했다.

이정희(충남 천안시 봉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