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명창’들이 창극 한 마당을 꾸민다. 국립창극단이 21일부터 열흘동안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올리는 ‘토끼와 자라의 용궁 여행’.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6명의 어린이 소리꾼이 출연한다.
이들 가운데 토끼 역할의 오현(서울 교동초 5년), 자라 역의 장서윤(서울 예일초 4년), 다람쥐 역으로 출연하는 윤제원(6) 세 어린이를 만났다.
▽기자〓너무 어른스럽게 소리를 내 놀라운데 어떻게 해서 소리를 하게 됐죠?
▽현〓어릴 때 아빠가 취미로 장구를 배우셨어요. 장구 소리가 날 때마다 제가 춤을 추니까 아빠가 신통하게 생각해 제게 장구를 가르치기 시작했죠. 그 뒤 소리까지 하게 된거죠.
▽제원〓큰 누나가 판소리를 배웠어요. 제가 옆에서 따라하니까 저도 배우게 했어요.
▽서윤〓엄마가 국악을 좋아하세요. 제가 태어날 때부터 목소리가 굵어 엄마는 ‘나중에 창 시키면 되겠구나’ 하셨대요. 4년전 창극을 처음 보았는데, 너무 멋지고 좋아 배우겠다고 했어요.
이어 자기가 맡은 배역이 마음에 드는지 물었다. 현이는 ‘토끼가 꾀가 많고 까부는 게 꼭 나를 닮았다’고 말했다. 서윤이는 ‘자라는 충성심 많지만 너무 순진하고 조용하다’고 대답했다. 제원이는 ‘저처럼 이렇게 아아∼∼크게 해보세요. 기분 좋죠!’라며 질문과 관계없는 ‘명답’을 했다.
‘소리 할 시간에 공부나 다른 걸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을 안해봤느냐’고 묻자 서윤이는 ‘원래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이제는 국창(國唱)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현이도 국창이 희망. 창극의 소재를 넓혀 누구나 쉽게 접하는 장르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제원이는 ‘판소리도 공부도 뭐든지 잘하는 박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재간동이들이 나오는 ‘토끼와 자라의 용궁 여행’은 21일부터 30일까지 오후 4시에 공연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2시 공연이 추가된다.
연출을 맡은 류기형씨는 “배우가 객석과 무대를 자유롭게 오가는 등 마당놀이 분위기를 연출하고, 배경 전환도 불을 끄지 않고 반짝 반짝 빛을 내는 새와 나비, 물고기, 해초 등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처리했다”고 밝혔다.
1만∼2만원. 4인 이상 가족 1장 1만5000원. 02-2274-3507, 8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