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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연말연시 대작들 '흥행 열전'

입력 | 2001-12-12 16:03:00


《올해 연말 연시 극장가의 흥행 주인공은 누가 차지할까? 통상 블록버스터의 계절은 여름. 그러나 이번 연말 연시에는 대작들이 잇따라 개봉돼 이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요즘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를 중심으로 주요 화제작을 소개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대공습에 '화산고'등 앞세워 방어망 구축

▽해외파와 토종의 맞대결=올해 영화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유례없는 한국 영화의 강세였다. 연초부터 ‘친구’를 시작으로 ‘신라의 달밤’ ‘엽기적인 그녀’ ‘조폭 마누라’ 등 전국 관객 400만명을 훌쩍 넘어선 ‘국내파’의 초강세로 할리우드의 야심작들은 기를 펴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에는 거꾸로 초강세인 해외파에 맞서 국내 영화들이 시장을 지키는 수세가 될 전망이다.

외화로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14일) ‘몬스터 주식회사’ ‘바닐라 스카이’(21일)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1월4일) ‘블레이드 2’(1월5일)가 차례로 개봉된다.

▣ 연말연시 주요개봉 영화
* 개봉예정일은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음

날짜

영화

12월8일

‘화산고’

  14일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두사부일체’
‘유 캔 카운트 온 미’

  21일

‘몬스터 주식회사’
‘바닐라 스카이’
‘이것이 법이다’

  22일

‘디바이디드 위 폴’

1월4일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

   5일

‘블레이드 2’

  11일

‘나쁜 남자’

  12일

‘예수의 마지막 유혹’(예정)

이에 맞서는 한국 영화의 라인업은 8일 개봉된 학원무협 ‘화산고’를 시작으로 코믹 액션 ‘두사부일체’(14일), 미스터리 액션 ‘이것이 법이다’(21일), ‘나쁜 남자’(1월11일)로 짜여져 있다.

과연 한국 영화가 60년대 전성기에 이어 올해 최초로 시장 점유율 50%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 11월말까지 영화진흥위원회가 잠정 집계한 점유율(서울 기준)은 46%였다. 1년간 전체 기록에서는 어렵지만 ‘화산고’ ‘두사부일체’가 선전한다면 ‘꿈의 숫자’(50%)에 잠시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영화계의 전망이다.

특히 ‘두사부일체’는 올해 내내 관객을 사로잡았던 ‘조폭 영화 신드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 등 ‘조폭 3인방’의 ‘개인기’가 하이라이트다.

‘이것이…’는 한국 영화에서는 오랜만에 등장하는 정통 형사물.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미스터리에 멜로와 우정이 가미됐다. 김민종 신은경의 스타파워와 인터넷 영화 ‘다찌마와 리’로 스타덤에 오른 임원희의 연기가 돋보인다.

▼'바닐라 스카이' 홍보위해 톰 크루즈 커플 방한

▽또다른 볼거리=톰 크루즈와 그의 새 연인 페넬로페 크루즈의 방한은 유례없는 흥행 대결이 초래한 또다른 즐거움이다. 21일 국내 개봉하는 ‘바닐라 스카이’의 주인공인 이들은 한국에서 영화 홍보를 위해 팬사인회 등 여러 행사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의 방한은 연말 영화 대전에 큰 ‘우군’이 될 것이라는 게 영화사의 관측이다.

‘바닐라 스카이’는 스페인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98년작 ‘오픈 유어 아이즈’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교통사고 뒤 인생이 확 바뀌는 바람둥이(톰 크루즈)의 삶을 다뤘다.

작지만 놓치기 아까운 작품도 많다. 14일 개봉되는 ‘유 캔 카운트 온 미’는 남매를 중심으로 ‘보통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그렸다. 여주인공 로라 리니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거장 마틴 스코세지 감독이 연출한 ‘예수의 마지막 유혹’(1월 12일 예정)은 예수의 정사 장면 등으로 1988년 미국 개봉 당시에도 논란을 불러일으킨 화제작이다.

▼해리포터-몬스터-반지의 제왕 '판타지 3총사' 자존심걸린 한판

▽판타지 전쟁=뭐니뭐니 해도 연말 극장가 최대 관심사는 ‘해리 포터…’ ‘몬스터…’ ‘반지…’ 등 자신보다 ‘센 놈’은 없다고 주장하는 ‘판타지 3총사’의 격돌이다.

이에 앞서 미국 시장에서는 ‘해리 포터…’가 우위를 보였다. 지난달 2주 앞서 개봉된 ‘몬스터…’는 애니메이션 사상 최단 기간인 9일만에 흥행 수입 1억달러 고지에 올랐지만 ‘해리 포터…’는 그 기록을 4일로 단축시켰다.

하지만 관객의 ‘입맛’이 다른 만큼 국내에서도 미국 시장의 결과가 반복된다는 가정은 금물이다.

‘몬스터…’는 ‘토이 스토리’ 시리즈에서 이미 입증된 3D 애니메이션의 높은 완성도가 강점. 주인공인 털북숭이 괴물 설리의 300만개에 이르는 잔털을 세밀하게 그려낸 정교한 컴퓨터그래픽을 바탕으로 교훈이 적절하게 가미된 편안한 웃음이 돋보인다.

지난달 시사회에서 선을 보인 ‘해리 포터…’는 ‘비틀스’이후 영국이 배출한 최고의 문화상품이라는 J. K 롤링의 원작을 영상으로 재현해냈다. 책을 봤다면 원작의 활자들이 영상으로 옮겨지는 것에 대한 놀라움으로, 책을 볼 기회가 없었다면 꼬마 마법사의 모험에 빠져들 것이다.

변수는 ‘해리 포터’와 마찬가지로 원작이 전 세계에서 1억부이상 팔린 ‘반지의 제왕’. ‘판타지 소설의 왕’으로 불려온 이 작품은 영화 사상 최대의 제작비인 2억7000만달러(약 3510억원)가 투입돼 외형에서 라이벌 ‘해리 포터’(1억6000만달러·약2080억원)를 압도한다.

영화와 관련된 공식 웹사이트가 개설되자 3개월만에 3억5000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2년6개월에 이르는 뉴질랜드 로케이션을 통해 반지 원정대의 모험을 스펙터클한 판타지로 옮겼다.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