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황제’ 펠레, 혼자의 힘만으로 브라질축구가 사상 첫 월드컵 3회 우승을 이룩할 수 있었을까. 물론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20세기 최고의 스타에 선정된 펠레가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게 컸던 것은 사실. 그러나 브라질이 월드컵 3회 우승을 이룩하던 70년 멕시코월드컵 때 브라질축구대표팀에는 펠레 외에 ‘프리킥의 명수’ 리벨리노, 개인기와 돌파력의 1인자였던 자이르징요, 골문 앞에서 발군의 득점력을 갖추고 있던 토스타웅 등 한세대를 풍미한 최고의 스타들이 버티고 있었다.
2002월드컵 한국의 D조 3차전 상대인 포르투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위의 포르투갈은 16년만에 출전하는 월드컵 무대이지만 우승후보로 꼽힐 정도로 강호.
이처럼 포르투갈이 강팀으로 꼽히는 이유는 91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우승 멤버인 72년생 동갑내기들로 두터운 스타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
세계적인 플레이메이커로 꼽히는 루이스 피구를 비롯해 사 핀투, 아벨 사비에르, 카푸초 등이 바로 그들. 이중에서도 피구와 함께 포르투갈축구를 이끌고 있는 공수의 핵이 있다.
‘그라운드의 창조자’ 루이 코스타(29·이탈리아 AC밀란)가 바로 그다. 코스타는 어느 정도 수준의 선수일까.
“루이 코스타의 질주와 드리블, 그리고 탁월한 시야로 말미암아 포르투갈축구는 새롭게 창조되었다.” 포르투갈의 ‘축구영웅’ 에우제비우가 이처럼 찬사를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코스타는 타고난 재능과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축구기술을 한단계 발전시켜 ‘그라운드의 창조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코스타는 ‘4-5-1’ 진용을 펼치는 포르투갈대표팀에서 원톱인 누누 고메스 바로 뒤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겸 플레이메이커로 활약한다. 코스타의 양쪽에는 피구와 콘세이상이 포진한다.
코스타는 수비수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드리블을 하거나 패스를 하기 때문에 3,4명의 수비수가 달라붙어도 코스타를 막는 일은 좀처럼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담 마크맨이 미드필드부터 일단 밀착 마크를 하고 2,3중의 수비수를 붙여 코스타를 막는데 전력을 다한다.
94년 포르투갈 프로축구의 명문 벤피카에서 600만 파운드(약 108억원)의 이적료에 이탈리아 피오렌티나에 입단한 코스타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축구스타 바티스투타와 콤비를 이뤄 세계적인 스타로 명성을 쌓았다. 올해 피오렌티나 구단이 재정적인 위기에 몰리자 내로라하는 구단들이 코스타를 영입하기 위해 매달렸고 결국 이탈리아 프로축구의 명문클럽인 AC밀란으로 이적해 활약하고 있다.
AC밀란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안드레이 셰브첸코, 이탈리아대표팀의 필리포 인자기 두명의 세계적인 골잡이가 있는데 이들은 한결같이 “코스타의 어시스트가 없으면 우리가 이처럼 활약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2002월드컵에서 포르투갈과 일전을 벌여야 하는 한국이 피구와 함께 코스타를 봉쇄하는데에도 총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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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코스타는 누구.
△생년월일=1972년 3월29일
△출생지=포르투갈 리스본
△체격=1m80, 74㎏
△포지션=공격형 미드필더, 플레이메이커
△프로 경력=파페(1990∼1991)-벤피카(1991∼1994·이상 포르투갈)-피오렌티나(1994∼2001)-AC밀란(2001∼)
△대표 경력=91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우승, 96년과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출전.
△A매치 성적=67경기 출전, 20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