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윈터 미팅’이 점점 무르익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썰렁했던 박찬호(28·LA다저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윈터 미팅은 비시즌에 미국 프로야구 30개 구단의 단장,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들이 총집결하는 회의. 올해는 보스턴에서 10일부터 열려 14일까지 열띤 스토브리그가 전개된다. 구단의 책임자들이 모두 한 장소에 모이다 보니 여기서 대형 트레이드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등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12일에만 해도 올스타 선정 12회, 골든글러브 10회 수상의 현역 최고의 2루수 로베르토 알로마(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뉴욕 메츠행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또 신시내티 레즈의 슬러거 드미트리 영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유니폼을 입게 되는 등 ‘윈터 미팅’의 열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이 윈터 미팅에서 박찬호의 주가도 뛰고 있다. 다저스가 FA 투수 중 유일하게 박찬호에게만 연봉조정신청을 한 뒤 로스앤젤레스지역 언론에선 “다저스가 적극적으로 박찬호 잡기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윈터 미팅에서 여러 팀과 긴밀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라스는 “다른 팀에 대한 협상 1단계 작업이 끝났다. 조만간 2단계 작업을 통해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혀 박찬호에 대한 계약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해 사상 최고액(10년간 2억5200만달러)의 계약을 한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도 윈터 미팅 마지막날 성사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보스턴 언론에선 박찬호를 쫓는 팀이 LA 다저스를 포함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뉴욕 메츠와 양키스 등 5개 팀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특히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를 포기한 보스턴은 박찬호를 영입해 현역 최고의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함께 선발 마운드의 ‘쌍두마차’ 운영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스턴 역시 텍사스와 마찬가지로 박찬호의 몸값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형편. 보스턴 헤럴드지에 따르면 올해 선수연봉으로만 1억1000만달러를 쓴 보스턴은 연봉으로 1000만∼1500만달러의 여유자금만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보라스가 몸값에서 어느 정도의 ‘베팅액’에 만족하느냐가 조기계약 성사 여부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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