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 여름 카탈로그 제작을 앞두고 국내 패션 브랜드들의 모델 계약 및 재계약 협상이 활발하다. 업계에서는 서로가 자신들이 모델에 대해 최고 대우를 해주고 있다는 주장이지만 경쟁사를 의식해 정확한 액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5년동안 김희선을 모델로 써왔던 신원 ‘베스티벨리’는 전지현을 새로 영입했다.
반대로 전지현이 활동해 온 나산의 ‘조이너스’ 모델은 김희선이 맡게 됐다. 20대 중후반 커리어 우먼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 등에서 공통점이 많은 두 브랜드의 관계자는 모두 “‘최고의 모델’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신원의 ‘지크’는 외국인 모델과의 계약을 끝내고 정우성을 기용하기로 했다. 이로써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CF 선호도’에서 항상 상위 성적을 기록했던 캐주얼 브랜드 ‘지오다노’의 남녀모델이 모두 신원에서 만나게 됐다. 이들은 다음 시즌, ‘지오다노’ 모델로도 지면과 브라운관을 장식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다소 섹시함이 가미된 아이템을 선보일 예정인 ‘비키’도 이나영 대신 하지원과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원의 귀여우면서도 도발적인 이미지를 한껏 이용할 방침. 한편 최지우를 모델로 썼던 나산의 ‘꼼빠니아’는 탤런트 김효진으로 교체된다. 이 밖에도 여러 패션, 화장품 브랜드의 모델 계약 열기는 봄, 여름 카탈로그 제작 시기인 12월 말∼내년 1월 초까지 계속될 전망.
“결국 그 얼굴이 그 얼굴 아니냐”는 일부 비난에 대해 업체 관계자들은 “다수의 국내 패션 업체들이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 이후 경영난을 겪었고 이제야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실패 확률이 적은 ‘스타 마케팅’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들은 “특히 전국 각 거리의 매장 앞을 지나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는 톱스타들을 쓰는 것이 매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는 ‘기본론’을 내세웠다.‘기본론’ 중에는 “스캔들 안 날 만한 사람을 골라야 한다”는 단서도 포함된다. ‘황수정 사건’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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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활동 중인 나산 ‘조이너스’ 모델은 최지우, ‘꼼빠니아’ 모델은 전지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