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의 나라 스페인하면 떠오르는 것은 투우와 플라멩코일 것이다. 또한 플라멩코라고 하면 으레 빠른 기타 연주와 캐스터네츠를 손에 든 화려한 의상의 무용수가 떠오를 것이다. 이러한 플라멩코를 피아노로 멋지게 소화하는 스페인 피아니스트 마놀로 카라스코(Manolo Carrasco)의 베스트 음반 '데뷔(Debut)'가 포니캐년코리아에서 출시됐다.
플라멩코의 발상지인 안달루시아 출신인 마놀로 카라스코는 최고의 플라멩코 피아니스트로 플라멩코 음악뿐 아니라 정통 클래식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실력파 피아니스트다. 이번에 발매된 음악은 모두 자작곡으로 그가 그동안 발표한 3장의 플라멩코 음반의 대표적인 곡들로 꾸며졌다.
[들어보기]'Al-Andalus' 'Gloria' '공연실황'
첫 곡인 '사랑의 안달루시아(Al-Andalus)'는 피아노와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의 협연이 돋보이는 곡으로 플라멩코를 추는 무용수의 손에 들려있는 것만 같은 캐스터네츠의 딱딱 거리는 듯한 소리가 더해져 전형적인 플라멩코의 리듬을 잘 살리고 있다.
이 외에 플라멩코 리듬의 빠른 키타음과 그것을 이어받는 피아노의 적절한 조화가 느껴지는 '가로수길(Alameda)', 살사 리듬이 가미되면서 라틴음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두 개의 바다 사이에서(Entre Dos Mares)', 익숙한 리듬과 감성적인 피아노가 돋보이는 '글로리아(Gloria)' 등 총 13곡이 실렸다.
빠르고 정열적인 면과 느리면서도 무게감있는 느낌을 잘 살리고 있는 마놀로 카라스코의 피아노 연주는 집시들의 음악에서 시작된 플라멩코의 열정과 애환, 사랑을 여과없이 전달하고 있다.
김경숙 /동아닷컴 기자 vlffm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