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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몬스터 주식회사' 90분간 터지는 폭소잔치

입력 | 2001-12-13 16:06:00


'몬스터 주식회사' 는 올 겨울 쏟아지는 판타지 블록버스터 가운데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반지의 제왕의 유명세 에 밀려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그러나 원작에 기대지 않은 독창적인 상상력은 이 작품의 탁월한 미덕이다.

먼저, 이 작품을 보려면 주인공 괴물인 설리반을 알 필요가 있다.

#나, 설리반(프로필)

얼굴:고릴라 몸+황소 뿔(히말라야의 설인과 비슷함)

직업:어린이 비명 소리 모으기

경력:회사 내에서 부동의 ‘인사 고과’ 1위

약점:어린이와 직접 접촉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음

룸 메이트:외눈배기에 수다스러운 조수 와조스키

애인:없음(여성에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임)

키: 보통 괴물보다 머리 하나는 큼

#몬스터 주식회사

이같은 설리반을 염두에 두고 몬스터 주식회사로 들어가보자. ‘몬스터…’의 상상력은 어린 시절 한밤중 ‘벽장을 열면 무엇이 있을까’에서 시작한다. 그 문을 열면 설리반과 만나게 된다.

몬스트로폴리스(Monster+Metropolis). 설리반과 그의 조수 와조스키는 영화 ‘아마겟돈’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지구를 구하는 것처럼 당당하게 회사에 출근한다.

그는 벽장 속 세계의 스타. 벽장 밖 세계는 석유가 에너지원이지만 몬스트로폴리스는 아이들의 비명을 에너지원으로 쓰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 놀래기’의 1인자인 설리반은 도시에서 존경과 부러움을 사고 있는 존재다.

이 작품은 ‘토이 스토리’ 시리즈처럼 아이들은 물론 성인 관객과도 만나려 한다. 설리반이 다니는 회사에는 자유자재로 몸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을 닮은 경쟁자 랜달이 있고 게시판에는 시시각각 ‘선수’들의 성과가 게재되는 고과표가 있다. 설리반이 꼬마 부를 영구 납치해 1인자가 되려는 랜달의 음모를 알게 되면서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한다.

#설리반과 부

이 작품의 성인 관객을 겨냥한 ‘계산된 음모’는 계속된다. 우리의 주인공 설리반에게는 애인도, 유머도 없다. 그것은 와조스키의 몫이다. 설리반에게 남겨진 것은 부를 챙기는 아버지의 역할이다. 그의 프로필에서 밝힌 것처럼 설리반은 아이와 직접적인 접촉을 하면 생명이 위태롭다는 몬스터 사회의 금기를 깨뜨리면서 부를 보살피게 된다. 영화는 90여분간 짜릿한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빙그레’와 ‘폭소’, 두가지 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괴물과 아이의 우정, 벽장 속 가상세계에서도 어쩔 수 없는 조직의 비정함 등을 골고루 보여준다.

#설리반의 300만개의 털

교훈과 웃음이 적절하게 퓨전된 이 작품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은 3D. 인간 배우가 없는 영화에 도전한다는 픽사의 자존심과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설리반은 무려 300만개의 털을 갖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설리반이 움직일 때마다 그 하나하나의 털이 제각기 섬세하게 움직인다. 생각해 보라. ‘슈렉’ 등 3D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피부가 얼마나 매끈한지!

설리반과 와조스키가 부를 찾아헤매는 영화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영화 ‘인디애나 존스’를 보는 것처럼 짜릿하다. 존 굿맨과 빌리 크리스털이 각각 설리반과 와조스키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21일 개봉. 전체 관람 가.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