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인연이라는 것은 존재하는 것일까?
지난 13일 LG 세이커스와 코리아텐더 푸르미의 국내프로농구 최대 빅딜인 4:4트레이드가 단행되었다.
팀 전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용병 2명과 주전급 식스맨 2명을 맞바꾼 것.
이번 4:4트레이드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그 중에서도 트레이드의 장본인인 백인용병 이버츠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남달랐다. 이버츠에게 코리아텐더는 친정팀과도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97년 나산 플라망스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 농구를 경험했던 이버츠는 시즌 득점 2위를 차지하며 그 기량을 인정 받았지만 수비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퇴출.
이후 2시즌은 국내 구단들의 따돌리기와 교통사고 등이 겹치면서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그에 굴하지 않고 계속 한국프로농구 문을 두드린 이버츠는 99~2000시즌 나산 플라망스를 인수한 골드뱅크 클리커스에 지명되어 그 시즌에 득점 1위를 기록.
고향팀으로 돌아온 이버츠에게 다시 한 번 불운은 찾아왔다. 득점 1위의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흑인 용병을 높게 보는 한국 농구 풍토 때문에 재계약에 실패했기 때문.
2000~2001 시즌에는 공격 농구를 지향하는 김태한 감독의 눈에 띄어 LG 세이커스에서 맹활약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올 시즌 LG의 성적이 중위권으로 떨어지면서 또 다시 팀을 옮겨야만 했다.
그런데 이번에 트레이드된 팀이 바로 골드뱅크가 전신인 코리아텐더라는 점. 벌써 같은 팀에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세 번째로 뛰게 되는 셈이다.
세상에 인연도 이런 인연이 있을까?
거의 매 시즌 팀을 옮기면서 농구선수로 뛴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들과의 관계, 팀의 전술이나 분위기 등 많은 부분에서 적응할 수 있어야 할 테니까 말이다.
다행히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성실함으로 가는 곳마다 뛰어난 활약을 했던 이버츠여서 안심은 되지만 앞으로 한국농구에서 그의 운명이 어떻게 돌아갈지 궁금증이 더해가는 것은 왜 일까?
이버츠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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