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세계적인 배우 알랭 들롱(66)이 영화계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13일 파리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가 원하는 때,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모든 것을 함께했다”며 “이제는 더 이상 영화에 출연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1957년 영화계에 데뷔한 그는 수려한 외모와 강렬한 눈빛으로 20세기 미남의 전형으로 스크린을 누볐다. 출세작은 60년 르네 클레망 감독의 영화 ‘태양은 가득히’로 그는 신분상승의 욕망에 사로잡힌 청년으로 나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들롱은 루치노 비스콘티 감독의 ‘로코와 형제들’ 등에서 불을 뿜는 듯한 연기로 비평가들의 갈채를 받았으며 이후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조셉 로지 등 명감독들과 함께 작업해 명성을 쌓았다. 지금까지 출연한 85편의 영화 중 82편에서 주연을 맡았고 24편의 영화를 직접 제작했다. 직접 감독한 영화도 2편.
그러나 그는 자신의 보디가드가 총에 맞은 채 쓰레기장에 버려지는 등 마약과 섹스가 얽힌 스캔들에 휩싸였으며 한때 양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들롱은 스크린 은퇴와 상관없이 내년 1월 3일부터 프랑스 TV방송 TF1의 TV 형사물 ‘파비오 몬탈레’에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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