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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히딩크 "숨길 필요 없다"

입력 | 2001-12-16 17:59:00


‘노출은 어디까지?’

내년 1월 북중미골드컵대회 첫 경기에서 미국과 다시 맞붙는 한국축구대표팀의 전력 노출 수위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이 2002월드컵축구대회 본선 조추첨 결과 미국과 16강 진출을 다투게 됐기 때문이다.한국은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 개장기념대회에서 주전 다수가 빠진 미국과 말 그대로 ‘친선’ 경기를 치렀다.

한국이나 미국이 본격적으로 월드컵 실전 담금질에 돌입하는 내달 골드컵대회는 그 성격이 다르다. 양 팀 모두 상대의 기를 확실히 꺾어놓을 수 있는 기회이기는 하지만 가진 전력을 총동원해 승리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자칫 팀의 모든 것을 상대에게 알려줘 월드컵 본선 때 역이용 당할 수 있기 때문.

이에 대한 거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답은 간단명료하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것. 그는 한국 코치들에게 한국을 5-0으로 물리쳤던 98프랑스월드컵 뒷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당시 네덜란드는 한국 선수들을 한 번도 직접 본적이 없었지만 이미 선수들의 무의식적인 그라운드 내 습관까지 파악했을 정도로 치밀한 준비를 했다. 한국이 아무리 변칙 전술로 나서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모범 답안’을 이미 완성해 뒀다는 것. 월드컵 본선에 오른 팀이라면 ‘이 정도는 기본’이라는 게 히딩크 감독의 생각이다.

결국 전력 보안보다는 승리의 자신감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은 우승을 목표로 가진 전력을 몽땅 쏟아붓는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물론이다.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