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닐과 코비
LA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팀’일까. 아니면 ‘샤킬 오닐의 팀’일까.
지난시즌 부터 지긋지긋하게 반복된 질문이다.
필 잭슨감독은 일단 오닐의 손을 들어줬다. 잭슨감독은 지난 99년 레이커스 감독 취임 일성으로 “이 팀은 오닐의 팀이다”라고 명확하게 밝혔다.그리고 레이커스는 ‘오닐 체제’로 두번의 NBA 챔피언십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번시즌에는 어떨까. 여전히 레이커스는 오닐의 팀일까.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굳이 명칭을 붙이자면 ‘정권 이양기’라고나 할까.
이번시즌 코비와 오닐의 활약도에 따른 레이커스의 성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8일(한국시간)현재 레이커스의 성적은 18승3패. 이중 코비가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한 경기의 성적은 11승 무패였다. 반면 오닐이 최다득점자였을때 레이커스는 6승3패의 다소 부진한 성적을 올렸다. 둘의 득점이 같았을땐 1승무패. 오닐보다 코비의 활약이 뛰어났던 경기에서 레이커스의 성적이 훨씬 좋았음을 알수있다.
최근 경기를 보면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17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워스와의 경기 전 5경기에서 레이커스의 최다득점자는 모두 오닐이었다. 이때 오닐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33점. 하지만 레이커스는 주 공격수로 활용한 오닐의 골밑장악에도 불구하고 3승(2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결국 현재까지 성적만 놓고 보면 ‘레이커스=코비의 팀’이라는 다소 성급한 판단도 가능하다.
그러나 ‘레이커스 왕조’건설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잭슨 감독은 위와 같은 기록을 접한 후 에도 여전히 “오닐이 중심”이라는 확고한 입장이다.
잭슨 감독은 이같은 결과는 결국 “오닐이 모든 팀들의 주된 방어 목표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잭슨 감독은 “오닐은 더블팀 등의 집중수비에 막혀 자신의 득점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동료들에게 득점찬스를 열어주는 등 나름대로 제몫을 충분히 하고 있고 그럴 경우 팀 성적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며 애제자를 옹호했다. 오닐이 최다득점을 올린 경기에서 진 경우는 오닐이 막혔을때 오닐외에 공격의 활로를 뚫어 준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
잭슨감독은 “코비가 아직 자신의 공격이 막혔을때 오닐만큼 동료들의 공격루트를 뚫어 주는 능력이 부족해 ‘코비의 팀’은 아직 ‘시기 상조’”라는 입장을 밝히며 아직까지 ‘레이커스는 오닐의 팀’임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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