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매매 주문을 내기 위해 증권사 콜센터나 지점에 전화를 걸 때 그 통화 내용이 전부 녹음된다는 사실을 아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증권사가 비싼 비용을 들여 모든 통화를 녹음하는 이유는 소송이나 분쟁을 막기 위해서다.
“나는 분명히 팔라고 했는데 직원이 말을 안 들었다”는 식의 투자자 항의를 막기 위한 대비책. 녹음 비용이 소송 비용보다 더 싸게 먹힌다는 게 증권사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주문 여부를 놓고 분쟁이 자주 일어나는 원인은 투자자의 주문이 모호한 경우가 많기 때문. 일선 지점에서 증권 브로커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이런 모호한 주문.
예를 들면 “그래, 파는 게 좋겠지?”라고 하다 마지막에 “그럼 김 대리가 알아서 해줘”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는 경우. 이 경우 확답을 듣지 않고 ‘알아서’ 했다가는 나중에 소송에 걸리기 십상이다.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 증권사 지점 브로커는 주문을 받으면 무조건 음식점 종업원처럼 소리를 지른다고 한다. “손님, 삼성전자 200주 매수합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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