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파여고 2학년 유소라양(17)이 영화정보 사이트 키노네트(www.nkino.com)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 한국문예진흥원이 공동 후원한 ‘2001 청소년 디지털 영상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출품작 500여편 중에서 대학생들을 제치고 대상을 받은 유양의 작품은 20분짜리 다큐멘터리 ‘난중일기’. 일기 방학숙제를 가짜로 써낸 초등학생이 교사에게 칭찬을 받는다는 내용으로 교육현장의 괴리를 가벼운 터치로 그렸다는 평을 받았다.
18일 만난 유양은 공부할 나이에 영화에 빠진 ‘튀는 청소년’일 것이라는 기자의 선입견과는 달리 수줍지만 강하면서도 논리 정연하게 자기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어른스러운 여고생이었다. 중학교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캠코더 작동법을 배웠다는 유양은 경력 5년의 아마추어 영화감독. 이번 수상작이 12번째 개인작품이다. 이번에도 시나리오 촬영 연출을 혼자 힘으로 해냈고 편집만 선배의 도움을 받았다.
“혼자 있을 때 캠코더를 거울삼아 내 이야기를 하는 게 취미”라는 유양은 친구학교에서 열리는 영화제에 가느라 결석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부모님이나 학교에서 걱정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요즘 10대들은 외롭고 불안하답니다. 정말 내가 뭘 하고 싶어하는지, 뭐가 되고 싶어하는지 몰라서 두렵죠. 어떻든,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결국 제 삶은 제 것이잖아요.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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