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신문만화인 1909년 6월 2일자 대한민보 시사만화
한국 최초의 신문인 한성순보가 창간(1883년)된 지 27년만인 1900년6월2일, 한국 신문 역사에 기념비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6월2일자 대한민보 창간호 1면에 만화가 실린 것이다. 만화! 이후 시사 만화는 일제와 독재정권 시절 시대의 이면을 들여다 보는 촌철 살인의 기개와 유머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림 사설’이었다.
신문 만화로 한국 현대사 100년을 들여다보는 뜻깊은 전시회가 마련됐다. 18일 개막돼 내년 1월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내 신문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한국의 신문만화 100년전’.
시사만화부터 오락만화 아동만화 독자투고만화 해외만화 캐리커쳐 등 신문 지면에 등장했던 만화 250컷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우선 시대순으로 신문 만화의 흐름을 보여준다. 최초의 신문만화인 대한민보 1909년 6월2일자 1면 시사만화, 한국 신문사상 첫 만화 현상 공모 당선작인 동아일보 1923년5월25일자 ‘작작 짜내어라’. 또 한국 신문 최초의 네칸짜리 연재 만화인 조선일보 1924년10월13일자 ‘멍텅구리 헛물켜기’ 등 일제 강점기의 신문만화, 서울신문의 해외연재만화 ‘뿌론디’, 경향신문의 ‘두꺼비’ 동아일보의 ‘고바우 영감’ ‘나대로 선생’, ‘일간스포츠의 고우영 성인극화 ‘임꺽정’, 한겨레신문의 ‘한겨레 그림판’ 등 광복 이후 독자들을 웃고 울리고 분노하게한 대표작들이 통사적으로 전시되고 있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큰 사건이나 이슈를 다룬 만평과 4단 만화도 소개해 당시의 시대상을 ‘증언’한다. 4·19혁명, 대연각호텔 대화재, 광주 민주화 운동, 이산가족 찾기, 서울 올림픽, 5공 청문회, IMF 극복 금 모으기 운동, 금강산 유람선 출항 등에 관한 만화들이다.
신문만화는 사회의 거울이었다. 현실을 날카롭게 해석하고 비판했으며, 서민들의 애환을 익살과 해학으로 표출했다. 신문만화엔 따라서 20세기 한국사와 20세기 한국인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방학을 맞아 온가족이 함께 찾아보면 좋을 전시회다. 02-2020-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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