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양이 일으키고 있는 돌풍의 핵은 단연 용병 센터 마르커스 힉스.
딜런 터너(모비스)와 득점 선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힉스는 만년 꼴찌팀 동양에게는 보물단지 그 자체다.
지난 15일 코리아텐더전에서 착지를 잘못하는 바람에 발목 부상을 당한 힉스는 20일 KCC와의 경기에서 절룩거리며 출전했다.
이날 올린 개인성적은 30득점, 6리바운드, 4블럭슛.
화려한 득점력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지만 눈에 띄는 것은 4개뿐인 블럭슛이다.
특히 4쿼터 경기가 동양쪽으로 기울던 시점에서 힉스의 블럭슛은 KCC 선수들은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15점차로 승부가 가려진 시점에서 양희승(KCC)은 수비수를 등지고 골밑으로 들어갔다.
페인팅으로 수비를 따돌린 양희승은 가볍게 골대를 향해 슛!
하지만 볼을 림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어느 순간에 나타났는지 힉스의 검은 손에 볼이 걸려들고 말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블록슛이라면 KCC 선수들이 기가 죽을 필요까지는 없다. 그러나 힉스의 블록슛은 차원이 달랐다.
골대 위 30cm까지 올라간 힉스의 손은 볼을 쳐낸 것이 아니었다. 공중에 떠 있는 힉스는 마치 앨리웁 덩크슛을 하듯이 공을 손으로 감싸안았다.
충분히 잡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힉스는 착지하면서 공을 손에서 놓치고 말았을 뿐 이전까지의 동작은 완벽에 가까운 블럭슛의 교과서적인 모션.
KCC 선수들은 충분히 골텐딩을 주장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무말도 없이 백코트에 전념했다.
이의를 제기하기에는 힉스의 동작이 너무 위력적이고 환상적이기 때문이었다.
대구 동양이 힉스를 앞세워 선두권을 달릴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경기 20득점 이상을 책임져주면서 상대의 공격을 블럭슛으로 차단하는 힉스의 플레이.
게다가 단순한 블럭슛이 상대팀의 공격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리는 과격한(?) 행위는 팀 사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아직까지도 발목부상으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힉스.
그가 완벽한 몸상태를 유지한다면 다른 팀들은 힉스이 무서운 득점력에 전전긍긍해야하고 또 그의 블럭슛을 피하기 위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려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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