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내내 거의 매일 구내식당에서 3000원짜리 식사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는 강병호(51) 금융감독원 부원장.
그의 ‘청렴’이 네티즌들 사이에 큰 화제다. 각종 부패 스캔들이 잇따라 터져 권력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금융기관과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자리에 있는 강 부원장의 ‘아름다운 기행’을 접한 네티즌들은 “강부원장 같은 ‘21세기 청백리’의 존재 덕에 그나마 한국사회가 굴러간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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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부원장의 ‘기행’ 논란
강부원장이 ‘민원인과의 만남 차단’ ‘사회가 요구하는 고위직의 품위유지비가 터무니 없이 높다’ ‘식사 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는 등의 이유로 구내식당에서만 점심식사를 한다는 기사가 동아닷컴을 통해 처음 보도된 시간은 20일 오후 3시 30분경.
기사가 뜬지 하루만에 관련 게시판에는 340건이 넘는 글이 쇄도했다.
촌부라는 ID의 네티즌은 “정말 충격적인 기사였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참다운 관료의 모습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모습에 국민의 한사람으로 감사의 마음까지 든다”는 소감을 밝혔다.
“강병호 부원장이 바로 오늘의 황희 정승같은 분”이라는 네티즌(ID 황고집은 )이 있는가 하면 “강부원장님의 청빈생활이 우리 사회의 모든 지식층과 권력층으로 확산되어 우리사회가 밝고 투명한 사회로 발전되길 바랍니다 ”(최종오).
“단군이래 최단기간내 이렇게 부패한 정권하에서 그나마 국민들에게 귀감이 되는 분이 계신다는것이 무척 행복하답니다 ”(행복한 할아버지)
“내부에서는 더러 곱지 않은 시선도 있겠지만 의식있는 국민들 대부분은 아낌없는 갈채를 보낼것입니다.끝까지 소신 있는 처신을 기대합니다 ”(민초)
이와함께 강 부원장의 행동을 ‘기행’으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으로 표현한 기사내용에 대해서도 열띤 찬반 토론이 벌어져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일부네티즌들은 강부원장의 행동은 공직자로서 ‘당연한 것’이지 이를 두고 기행이니 선비니 하는식의 표현을 한 것은 적절히 못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공무원이 청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어째서 기행이냐’ 라는 측과 ‘그런 청렴함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지금 한국사회의 현실이니 기행이 맞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기행이란 표현에 거부감을 나타낸 네티즌 중 ID 무명씨는 “어째서 이런 청렴한 생각과 행동이 기행이라는 이름으로 폄하되어야 하는가.모든 공직자들이 당연히 이래야 되는것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보통의 사고를 가지고 보통의 행동을 하는것을 기행이라고 한것은 잘못 ”(승달)
“강부원장 처럼 청렴하고 올곧지 않은 공무원들과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기이한 것”(독자) 이라는 글도 눈에 띄었다.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너무도 당연한 공직자의 자세가 오늘의 현실에서 비추어 볼 때 기인이라는 명예를 달아줘도 손색이 없다”(또다른 독자)
“최고위층의 평범함.우리나라에서는 기행이라 해도 말이되겠네요”(신문보는 사람)
“개성이 없는 사회, 사회윤리가 약한 사회로 평가되는 현재의 한국사회에는 이런 기인들이 사회유지의 버팀목이 된다고 봅니다”(최하림)라는 글 등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고 특별한 것이 되어버린 한국사회에서 기인을 새로운 역할 모델로 제시하는 것도 괜찮다는 색다른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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