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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중견의사]피부질환/서울대병원 정진호 교수

입력 | 2001-12-23 17:30:00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43)교수에게 아내 서진영씨(40)는 인생의 동반자일 뿐 아니라 학문 연구의 파트너다. 정교수는 진료가 없는 날 이 병원 피부노화연구실에서 조교수로 일하는 아내와 함께 피부 노화의 비밀을 풀기 위한 연구에 매달린다.

동료들은 정교수를 ‘연구 벌레’라고 부른다. 그는 올해 미국의학협회와 미국피부연구학회 등에 주름살과 관련된 논문을 잇따라 발표하고, 유럽광생물학회의 교과서를 만드는 데 참여했다. 또 그는 외국의 유명 학술지에 주름살의 원인을 밝히는 논문을 아내와 공동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류마티스성 피부 질환 등 피부병 가운데 난치병을 치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레이저 박피술 등 ‘돈이 되는’ 분야를 마다하고 택한 길이지만 그는 “후회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피부 질환은 대체로 중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입안 겨드랑이 얼굴 등에 물집이 생기는 천포창, 피부가 약해져 가벼운 충격에도 물집이 생기고 피부가 벗겨지는 표피박리증 등 수포성 피부 질환은 치료가 쉽지 않다. 또 피부가 튀어나와 붉게 변하는 홍반성 루프스, 입 안과 성기 주위에 궤양이 생기는 베체트병, 눈이나 관절 부위의 피부가 붓고 색깔이 변하는 피부근염 등 류마티스성 피부 질환은 아직까지 발병 원인도 모르고 치료하기도 매우 어렵다. 심할 경우 숨지는 사람도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www.dr-chung.pe.kr)를 개설해 피부 질환별로 사진과 함께 증세와 진단법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어떻게 치료하나.

“수포성이나 류마티스성 피부 질환은 자신의 몸을 지켜야 할 항체가 오히려 몸을 공격해 생기는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증세가 약하면 항염증제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심할 경우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 면역억제제를 맞으면 병이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면역 기능이 떨어져 다른 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치유율이 80∼90%로 높은 편이다.”

-환자가 주의해야 할 점은.

“자가면역 피부 질환은 완치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증세가 조금 나아지면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많다. 대부분 다시 악화돼 병원을 찾지만 약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쉽지 않고 2차 감염 등으로 숨지기도 한다. 또 검증이 안된 민간요법에 매달리다가 치료시기를 놓치고 병을 키우는 환자도 많다.”

-혈관종 환자 치료도 한다고 들었는데.

“몸에 난 반점이 점점 커져 붉은 혹처럼 변하는 질환으로 신생아의 10%에서 나타난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그러나 눈이나 코, 입가에 난 혈관종이 커져 보고 숨쉬고 먹는 데 장애가 될 정도에 이르면 치료해주는 것이 좋다. 1, 2달 간격으로 수차례 레이저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온다.”

-한국인의 주름살이 외국인과 다른 점은.

“서구인의 경우 주름살이 가늘고 얕은 반면 한국인은 굵고 깊다. 또 서구인은 뺨 주위에, 한국인은 이마에 주로 주름살이 생긴다. 주름살이 노화 현상으로 인해 생기는 것은 분명하지만 자외선과 흡연 등의 영향도 크다. 최근 병원을 찾은 환자 4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담배를 하루 1갑씩 30년간 피운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주름살이 생길 확률이 2.8배 높았다. 또 하루 5시간 이상 햇빛을 쬔 사람은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는 사람에 비해 주름살이 5배 정도 많이 생겼다.”

-주름살을 예방할 수 있나.

“자연적인 노화 현상은 막을 수 없다. 그러나 담배를 끊고 자외선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주름살이 생기는 것을 늦출 수 있다. 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3시 사이에는 외출을 삼가고 밖에 나가더라도 자외선 차단제를 쓰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도 눈이 쌓여 있으면 자외선의 90% 이상이 눈에 반사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은 몸의 산화 현상을 막아 주름살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maruduk@donga.com

▼피부질환 부문 베스트 중견의사▼

이 름

소속 병원

세부 전공

정진호

서울대

류머티스 피부질환, 광(光)노화

성경제

울산대 서울중앙

레이저 치료

김규한

서울대

아토피 피부염

양준모

성균관대 삼성서울

피부 유전질환, 아토피 피부염

심우영

경희대

대머리 및 모발 질환

조광현

서울대

피부암

계영철

고려대 안암

피부외과, 레이저 박피, 대머리

이민걸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접촉피부염, 피부면역질환, 피부암

최지호

울산대 서울중앙

건선, 대머리

안규중

건국대 민중

진균질환

박천욱

한림대 강남성심

아토피 피부염

김수찬

연세대 영동세브란스

피부 수포질환

김진우

가톨릭대 성바오로

아토피 피부염, 접촉 피부염

이은소

아주대

베체트병, 여드름

김광중

한림대 평촌성심

여드름, 건선

이광훈

연세대 영동세브란스

알레르기, 진균질환, 레이저치료

노영석

한양대

피부 면역질환

이석종

경북대

대머리, 다리 정맥류, 발궤양

박기범

서울피부과

레이저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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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산

액취증, 피부종양

박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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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 질환

이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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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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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색소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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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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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피부염

이승철

전남대

건선 백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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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부산백

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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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면역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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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하 한승경피부과

백반증, 건선, 여드름

이증훈

성균관대 삼성서울

광의학, 건선, 피부노화

오창근

부산대

다리 정맥류

이증훈

충남대

건선, 피부 유전질환

▼어떻게 뽑았나▼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가 피부질환 부문의 베스트 중견의사로 선정됐다.

이는 동아일보사가 전국 14개 의대 피부과 교수 53명에게 △가족 중 피부과 환자가 있으면 맡기고 싶고 △치료와 연구 실적이 뛰어난 50세 이하 의사 5명씩을 추천받아 집계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는 서울대병원 윤재일(건선), 신촌세브란스병원 방동식(베체트병), 경희대병원 김낙인(건선), 서울중앙병원 고재경교수(진균 질환) 등 50세가 넘는 교수들도 고른 추천을 받았다.

추천 의사의 점수를 소속병원 별로 집계한 결과는 서울대병원, 서울중앙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