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만화-유럽만화들이 달려왔다
정치적으로 선명한 입장을 드러내는 만화, 한 줄의 선으로만 그려지는 만화, 치밀하게 고려된 미장센에 풍부한 그래픽을 보여 주는 만화….이처럼 만화의 스펙트럼은 광범위하다. 그동안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일본만화 혹은 우리나라 만화만을 편식하며 살아왔다.
이런 와중에 90년대 후반부터 시험적으로 출간된 고급화된 유럽만화의 출간은 2000년도에 본격화되었고, 2001년에도 계속돼 이제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유럽만화들은 아동만화, 작가주의 만화, 대중만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들이 출판되었지만 독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높지 않아 출판사의 끈기를 필요로 했다.
‘꼬미 니콜라’ 시리즈로 유명한 르네 고시니와 장 자크 쌍뻬 콤비의 작품들은 9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에 속속 출판되었다. 이들 작품은 만화와 에세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비소설 분야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만화인 ‘아스테릭스’도 올해 출판됐다. 르네 고시니가 시나리오를 담당하고, 알베르 우데르조가 작화를 담당한 ‘아스테릭스’는 1959년 10월 29일 창간한 주간만화잡지 ‘필로트’에 실린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출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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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로마제국에 맞서 싸우는 불굴의 영웅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에 대한 이야기다. 오래전 ‘소년중앙’이라는 잡지에 부록으로 소개된 적이 있지만 올해 새롭게 출판되었다.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유럽만화(거의 대부분 프랑스 만화)는 크게 두 종류다. 만화사에 기록될 만한 걸작들이 한 갈래고 나머지 하나는 현재 프랑스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가 그것이다. 교보문고와 현실문화연구에서 출판한 유럽만화는 대부분 전자에 속한다. 교보문고는 앙굴렘 페스티벌 그랑프리 수상자인 프랑소와 부크의 ‘제롬무슈로의 모험’, ‘마술사의 아내’와 프랑스 SF만화의 대가인 뫼비우스의 ‘잉칼’과 스퀴텐의 ‘기울어진 아이’를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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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문화연구는 엔키 빌랄의 ‘니코폴’ ‘야수의 잠’과 라바테의 ‘이비쿠스’, 프라도의 ‘섬’, 루스탈의 ‘화이트소냐’ 등을 출판했다. 2000년에서 2001년도에 출판한 이들 작품은 세계 만화사의 빼어난 걸작들로 손꼽히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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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B&B에서 프랑스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를 국내에 동시에 소개했다. 프랑스 아마존 만화부문 베스트에 올라있는 그르제고르즈 로진스키의 영웅 판타지 ‘토르갈’이나 말썽꾸러기 꼬마를 등장시킨 젭의 ‘띠떼프’를 비롯해 추리 만화인 씨릴 보냉과 로제 세이터의 ‘포그’, SF만화인 필립 부셰와 장 다비드 모르방의 ‘씨야주’와 같은 대중적이며 다양한 장르의 프랑스 만화들도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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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만화의 출간은 2002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다양한 만화들이 어떻게 수용되는가에 있다. 폭발적인 인기보다는 은근하고 끈기있게 만화의 다양성을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박 인 하(만화평론가)enterani@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