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에서 왕비까지.’
‘골프 여왕’ 박세리(24·삼성전자)는 요즘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룬다. 그것은 태어나 처음으로 패션 모델로 깜짝 변신해 미리 웨딩드레스까지 입어본다는 설렘 때문. 26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아프가니스탄 어린이 돕기 유니세프 자선의 밤 앙드레 김 패션쇼에 특별 출연하는 것.
처음 제의를 받고는 망설였던 게 사실. 필드에서는 강심장으로 유명하지만 다른 사람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무대를 걷는다는 게 수줍었단다. 그러나 아프간 난민 어린이를 위한 뜻깊은 행사에 동참한다는 생각으로 참석을 결정했다.
패션쇼에서 박세리가 선보일 의상은 6벌. 보기보다 잘록한 허리선을 잘 살린 웨딩드레스와 조선시대 궁중의상에서 따온 이브닝드레스 등이 잘 어울린다는 게 앙드레 김의 설명. 지난주 2차례 미리 옷을 입어본 박세리는 주위로부터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어깨가 가늘고 각선미가 뛰어나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어색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혼자 거울을 보며 워킹 연습을 하고 있다는 박세리는 “골프선수의 개성을 살려 달라는 주문대로 당당하게 무대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프로야구 두산 홍성흔, 월드컵 축구대표팀 이천수 등과 출연하게 된 박세리는 병석에 있는 아버지 박준철씨의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한 뒤 내년 1월2일경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