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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포커스]주희정 “수비벽 돌파 묘안 찾아라”

입력 | 2001-12-26 17:52:00


주희정(25·삼성 썬더스)은 틈이 나면 빠른 댄스음악을 즐겨듣는다. ‘번개돌이’ ‘테크노가드’로 불리는 주희정의 남다른 스피드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터.

하지만 주희정은 팀을 우승으로 이끈 지난 시즌과는 달라졌다는 말을 듣는다. 포지션별로 최고의 ‘모범생’들로 짜여진 탄탄한 전력의 삼성이 위태위태한 행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주희정의 변화에서 찾는 목소리가 높다.

주희정은 26일 현재 경기당 평균 10.1득점(지난 시즌 10.6점), 8.0어시스트(〃 5.5개), 1.92가로채기(〃 1.69개)를 기록 중이고 3점슛 성공률은 39.7%로 지난 시즌(38.6%)보다 높아졌다. 기록만으로는 지난 시즌보다 결코 못하지 않다.그러면 팀 플레이와 맞지 않는 것일까. 삼성 김동광 감독의 지휘 스타일은 ‘일사불란한 조직농구’. 특히 수비에서의 강력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공격 성공률을 떨어뜨린 뒤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으로 상대의 얼을 빼는 것이 ‘삼성 스타일’로 자리를 굳혔다. 이런 ‘삼성식’ 농구에서 속공의 시작이 바로 주희정이고 주희정은 속공에서 자신의 특징을 최대한 발휘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24경기를 치른 26일 현재 삼성의 경기당 평균 속공은 6.70개로 지난 시즌(평균 7.42개)에 비해 줄었다. 당연히 주희정에게 비난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 일부에서는 이와 관련, 플레이가 화려해지며 군더더기가 늘었다거나 어시스트왕을 지나치게 의식해 포인트가드의 기본 덕목인 팀 플레이에 소홀해졌다는 비난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판단은 다르다. 주희정이 지난 시즌처럼 벼락같은 속공이나 현란한 드리블로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는 횟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주희정이 변했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

문제는 주희정에 대한 상대팀의 수비가 지난 시즌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항상 낮은 자세로 팀의 굳은 일을 도맡아온 지난 시즌과 달리 주희정이 고전하고 있고 포인트가드가 막히니 덩달아 팀의 공격도 날카로움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도약이냐, 추락이냐’의 기로에서 주희정은 혼자 풀 수밖에 없는 숙제를 안았고 팀의 사활도 그의 도약여부에 달렸다.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