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중앙정보부에서 간첩 혐의로 조사를 받다 숨진 서울대 최종길(崔鍾吉) 교수의 의문사 사건을 조사중인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당시 중정부장이던 이후락(李厚洛)씨에 대해 곧 방문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
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이씨가 대리인을 통해 ‘건강상 위원회에 직접 출두해 조사를 받기는 어렵지만 방문 조사에는 응할 수 있다’는 전갈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 초 이씨에게 1차 소환장을 보낸 데 이어 최근 2차 소환장을 보내자 이씨가 대리인을 통해 건강진단서를 제출하면서 이 같은 의사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다음주 안에 조사관을 보내 이씨를 조사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지난달 말 중정의 핵심 간부 중 한 사람이 최 교수의 타살 가능성을 시사하는 진술을 함에 따라 당시 수사계통의 최상위에 있던 이씨에 대해 이달 초 소환장을 발부했다.
한편 위원회는 이날 당시 중정 차장이던 김치열(金致烈)씨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자택에 조사관 2명을 보내 방문조사를 시도했으나 김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조사를 벌이지 못했다.
위원회 측은 “김씨가 치매 증세로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알려왔으나 최근 다시 알아보니 병원에서 퇴원하고 거동도 어느 정도 자유롭다는 것을 알고 사전통보 없이 방문조사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이씨와 김씨에 대한 방문조사는 최 교수 의문사 사건에 대한 마지막 확인의 성격을 띤다”고 말해 최 교수 사건 조사가 막바지에 다다랐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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