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25·페루자)과 나카타(24·파르마).
이탈리아 세리아-A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일축구의 간판스타들이다.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프로팀에 몸담으며 자신의 실력을 키워왔던 안정환이나 325억원의 이적료를 받고 AS로마로 이적한 나카타는 양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유럽파 축구선수다.
하지만 공교롭게 두 선수가 나란히 위급한 상황에 처해졌다.
28일 결혼을 위해 국내에 머물고 있는 안정환은 지난 시즌 막판 4골 1도움으로 주전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으나 재계약 문제로 동계훈련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올시즌 단 8차례만 경기에 출전했다.
선발 출전은 고작 2차례였고 나머지는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것이 전부. 게다가 단 한차례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해 팀내의 입지가 약화된 상태다. 주전자리 확보는 고사하고 여기저기서 트레이드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때 세계 9위의 고액 연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나카타는 격세지감이란 말을 실감하고 있는 상황.
파르마로 이적하면서 나카타 위주의 팀을 만들겠다는 당초 포부와는 달리 올시즌 7경기에 나와 1골 1도움만을 기록했다.
위기 의식을 느낀 나카타는 26일 비밀스런 행동에 들어갔다.
31일 팀 훈련 개시전까지 유럽에서 휴양한다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올랐다.
나카타가 모스크바로 간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대리인인 브란키니씨가 있는 모스크바에서 이적을 위한 모종의 결단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와중에 파르마는 라치오측에 나카타의 트레이드를 요구했다가 ‘나카타보다는 현금 5000억리라가 좋다’라는 참담한 말까지 들었다.
결국 나카타는 이번 모스크바 잠행에서 세리에-A의 다른 팀이나 다른 유럽 리그로 이적할 것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340억의 이적료가 좀 부담스럽지만...
‘일본 축구의 영웅’으로 불리우며 잘 나가다가 어느 순간부터 벤치멤버로 전락해버린 나카타나 ‘한국 축구의 희망’ 안정환 모두 이탈리아 축구의 들러리로 전락한 동병상련의 신세.
그나마 안정환이 실력적인 면보다 정신적인 면에서 나카타보다는 낫다.
매번 공허한 스캔들에 휩싸여 있는 나카타보다 28일 꽃같은 신부와 백년가약을 맺어 안정적인 생활환경속에서 재도약을 준비할 수 있는 안정환이 좀더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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