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와 80년대초에 걸쳐 폴란드 축구는 황금기를 누렸다. 72년 뮌헨올림픽 금메달, 74년 독일월드컵 3위, 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은메달, 82년 스페인월드컵 3위. 당시 폴란드는 명실 상부한 ‘세계 최강’의 대열에 올라 있었다.
그제고시 라토 현 폴란드 의회 상원의원(51·사진)은 ‘그 시절’ 폴란드 축구를 이끌던 최고의 스타였다. 74년 독일월드컵 득점왕(7골). 미드필더였으면서도 A매치 104경기에 출전해 45골을 잡아냈던 라토 의원은 폴란드에서는 여전히 ‘축구의 전설’이라는 별명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선거에서 상원의원에 당선, 정치인으로 새 걸음을 내디딘 라토 의원을 만났다.
-폴란드가 16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것을 보고 감회가 있었을 텐데….
“나뿐만 아니라 모든 폴란드 국민이 기뻐했던 일이다. 예선은 비교적 쉽게 통과했지만 본선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황금기를 누리던 폴란드 축구가 침체됐던 이유는 무엇인가.
“폴란드 정치체제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다. 정치적 혼돈으로 많은 클럽이 파산했고 이로 인해 유소년 축구의 육성에 문제가 생겼다. 또 훌륭한 선수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국내 축구가 침체됐다.”
-그렇다면 그 침체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엥겔 감독의 등장을 첫 번째로 꼽고 싶다. 여기에 두덱과 올리사데베가 나타난 것이 폴란드 축구로서는 다행한 일이다.”
-선수 생활을 하던70,80년대의 폴란드 팀과 현재의 팀을 비교한다면….
“어느 쪽이 강하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다만 당시의 축구는 상당히 공격적이고 빠른 축구였는데 반해 현재의 대표팀은 조직력과 수비가 강한 팀이라는 점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폴란드는 많은 스타 선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예전같은 뛰어난 선수들이 없다.”
-당시 기량이 출중한 선수를 많이 배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때는 공산 정권 시절이었다. 정부에서 스포츠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했다. 지금은 축구 외에도 정부가 신경쓸 부분이 너무 많다.”
-한국에 올 계획인가.
“당연하다. 폴란드 경기의 표까지 사 두었다. 결승전도 관람할 예정이다.”
swon@donga.com바르샤바〓주성원기자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