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도 중계했는데 월드컵을 직접 중계하지 못하는 게 물론 아쉽죠. 하지만 주관방송사(HBS)가 제공하는 화면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이 최상의 화면을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KBS 월드컵 아시아경기 기획단의 이규창 단장(53·사진)은 FIFA가 주도하는 월드컵의 상업화가 못내 아쉬운 듯 했다. HBS에 한국방송단이 포함되지 못해 중계 방송 1차 제작 현장에서 사실상 배제됐기 때문.
하지만 이 단장은 곧 “그만큼 월드컵의 비중이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올림픽을 능가하는 국가적 행사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에는 KBS 스포츠국 중계부장으로 중계방송을 이끌었던 이 단장은 HBS의 중계방송 수준에 대해 “기대 이상일것”이라고 평가했다. 월드컵 경기 자체가 워낙 ‘화면발’이 좋은데다 축구 대륙인 유럽의 중계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
“HBS 중계 인력은 유럽 각국의 도시를 기민하게 이동하며 중계하는 데 익숙한 전문가들입니다. 한꺼번에 5개 경기장을 커버할 인력과 장비로 한국의 10개 경기장에서 열리는 경기를 충분히 중계할 것으로 봅니다.”
이단장은 HBS와 별도로 한국방송단이 직접 제작하는 고화질(HD)TV용 중계방송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선명한 화질 등 HDTV의 특성이 가장 빛을 발하는 게 바로 스포츠 경기입니다. 특히 푸른 잔디를 배경으로 하는 축구를 HDTV로 보면 눈이 시릴 정도입니다.”
FIFA와 월드컵 중계권료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이 단장은 “개막전과 결승전, 한국전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는 KBS 등 방송 3사가 고르게 나눠 중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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