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월드컵 사상 가장 많은 연인원 410억명의 시청자가 지켜볼 것으로 전망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중계 방송은 최첨단의 장비 등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화면을 제공한다.
주최국의 기간 방송사가 중계 방송을 맡는 올림픽과는 달리 월드컵 중계방송은 FIFA와 독점 계약을 한 방송사가 주관한다. 이번 대회는 프랑스에 본부를 둔 주관방송사(HBS·Host Broadcast Services)가 모든 장비와 인력을 유럽에서 공수해 와 64개 전경기의 중계 방송 신호를 제작, KBS 등 계약을 한 방송사에 공급한다. 이번 주관방송사는 FIFA의 월드컵 중계 대행사인 독일의 미디어그룹 키르히사가 대주주다.
따라서 지구촌 월드컵 시청자는 HBS가 제작한 화면에 각국 방송사들이 자체 처리한 자막과 특수 효과 등이 입혀진 장면을 보게 된다. KBS MBC SBS로 구성된 한국방송단(Korea Pool)은 HBS의 중계권료로 3000만 달러를 지불했으며 2006년 분으로 약 2500만달러를 냈다.
HBS가 이번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최첨단 카메라와 카메라 배치. 역대 월드컵 최대 규모인 경기당 20대의 카메라가 배치되고 개막전 결승전 준결승전 등 주요 9개 경기에는 23대의 카메라가 화면을 담게 된다.
특히 선수들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잡아내는 슬로모션 카메라가 6대(주요 경기는 9대) 배치되고 이중 근육의 떨림까지 잡아낼 수 있다는 슈퍼 슬로모션 카메라가 3대(주요 경기는 6대) 설치된다. 슈퍼 슬로 카메라는 양쪽 골대 뒤편에 주로 배치돼 슈팅 등을 잡아내며 특히 주요 경기에는 양쪽 코너킥 지역에 추가 배치돼 페널티지역 인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포착한다.한국과 일본 방송단은 주요 경기를 HDTV용으로 제작해 HBS에 제공한다. 한국방송단은 디지털 카메라 8대가 장착된 HDTV 중계차를 각각 1대씩 동원해 32개 경기 중 24개 경기를, 일본방송단은 자국에서 열리는 32개 경기를 HDTV용으로 제작한다.50여개국 3000여명의 방송 인력이 집결할 국제방송센터(IBC)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마련된다. 3만㎡규모의 IBC에는 각국 방송 스튜디오와 주조종실 등이 갖춰지고 취재진이 선수 등을 인터뷰할 수 있는 복합 공간도 조성된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