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90년부터 8년간 마이너스 경제성장으로 허덕이다가 최근 3년간 소폭의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호(曺東昊) 연구위원은 “북한의 농업 생산성도 지난해를 고비로 최악의 시기는 넘긴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해 북한의 곡물생산량이 전년도보다 38% 증가한 354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광공업 부문에서도 공장 기업소의 보수와 정비를 통해 공장가동률이 전년도의 28%에서 30%로 올라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경제 규모가 워낙 작고 경제 사정이 열악해 이 같은 플러스 성장이 실질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 플러스 성장은 더 이상 추락할 데가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는 게 조 위원의 얘기다.
따라서 올해 북한의 경제 형편도 대외 개방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전망은 밝지 않다.
북한은 지난해 ‘신사고’를 강조하면서 서방세계에 자본주의 경제학습을 위한 전문가 400여명을 파견했다. 특히 정보기술(IT) 산업을 성장전략산업으로 설정하고 인프라구축 및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경제부문에서의 실험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외개방을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로운 슬로건으로 제시한 ‘나남의 봉화’라는 것도 현재의 제한된 여건 속에서 분발하자는 취지다. 북한 경제가 계획경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외무역 적자폭도 늘어나고 있다. 재작년에는 5억9000만달러였으나 지난해에는 9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금강산관광사업마저 정체되고 있어 북한으로서는 외화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미국의 대북 강경기조, 남한의 대선정국, 계속 마찰을 빚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활발한 대북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 결국 북한 경제는 올해에도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