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라는 날개를 단 중국이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를 것인지가 올해 세계 경제계의 중대 관심사다.
▽매머드급 파급효과〓중국은 2000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6위, 교역 부문에서도 7, 8위권을 유지하는 경제대국. 최근 5년간 연평균 8.9%의 고속 성장을 했지만 세계 무역질서와 따로 논 탓에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
작년 11월 중국이 WTO에 가입함에 따라 새해부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3강구도로 움직여온 세계 경제권의 판도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13억 인구의 거대시장을 보유한 중국이 국제무역체제에 편입됨에 따라 세계경제는 ‘규모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미국 국제경제연구소는 중국의 WTO 가입으로 미국의 대(對) 중국 수출이 2005년까지 상품과 서비스 등을 합해 연간 31억달러씩 증가하고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와의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값싸고 품질 좋은 중국제품이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기업들의 경쟁을 촉발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진시켜 세계 경제가 도약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파차이 파니치팍디 차기 WTO 사무총장은 “중국의 가입이 세계 무역체제에 훌륭한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이익, 장기적으로 도전〓WTO 가입에 따른 중국의 제조업 평균 관세율 인하로 2002∼2008년 한국의 대중(對中) 순수출은 연평균 11억달러씩 증가할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직접적 수출증대 효과 외에도 한국은 지난 3년간 7∼8%의 고속성장을 해온 중국의 경제성장이 가속화할 경우 일종의 ‘무임승차’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경제성장에 필요한 물자와 기술을 한국에서 상당 부분 조달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져 한국에서 수출하는 상품의 상당수가 중국 기업이나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업체의 제품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박상수(朴相守) 전문연구원은 “현재 한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품목은 이동통신과 반도체 등 일부 정보기술 분야에 불과하다”면서 “조만간 중국제품은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대부분의 제품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중국무역추이(단위:억달러)199510.519969.619978.819987.819997.120008.02001년 1∼6월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