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국민이 느끼는 생활수준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나아질 것 같다.
저(低)성장-고(高)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이 두드러졌던 작년보다 경제성장률은 높아지고 물가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수출도 올 하반기부터는 다시 늘기 시작하고 월드컵과 주5일 근무제 실시 등으로 인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과 투자도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성장〓새해는 2001년보다 약간 높은 3.5∼4%대의 성장을 하리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새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3.3%에서 4.1%로 높여 잡았다. 소비와 건설을 중심으로 한 내수가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 작년 하반기부터 추진한 재정정책이 올들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내수가 수출보다 성장에 더 많이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테러사건과 보복전쟁이 예상보다 악영향을 덜 끼치고 넘어갔으며 2·4분기부터는 세계경제도 완만히 회복되리라는 것. 따라서 상반기 2%대 후반, 하반기 4%대 성장으로 연평균 4% 안팎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이뤄지려면 수출과 설비투자가 늘어야 하는데 아직 세계 경기가 미지수이기 때문에 급속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IT분야의 가동률이 아직 60%대에 머물고 있어 투자 확대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물가〓평균 3% 정도 오를 것이다. 지난해에는 의료보험수가를 비롯해 지하철요금 상수도요금 등이 많이 올라 물가가 연평균 4.3% 올랐다. 올해도 광역상수도 등 수돗물 요금과 대학등록금 등 몇몇 인상 요인이 있지만 지난해만큼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비용 측면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내외로 안정되고 원-달러 환율도 연평균 1200원대로 하향 안정되어 물가 상승요인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이나 경기부양 등으로 서비스요금이 들먹거리거나 인플레 심리가 일어날 수는 있으나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실업률은 지난해 수준인 3.7%대에서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전통 제조업보다 서비스산업의 신장률이 높은데다 월드컵과 주5일 근무제로 인해 레저와 소비산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숙희(崔淑姬)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집중적으로 실업대책을 내놓아 올해는 고용사정이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청년실업을 줄이기 위해 공무원을 1만5000명 더 뽑고 대기업들의 인턴사원 채용에 대한 보조금도 지급할 예정이어서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다.
▽투자〓기업들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등은 한자릿수의 완만한 증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신규투자보다는 지난해 축소 또는 연기한 투자를 보전하는 차원의 보수적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단순한 설비투자보다는 자동화와 연구개발(R&D) 분야의 투자를 중시하게 될 것이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두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올해는 사회간접자본(SOC) 중심으로 한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며 저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건설투자는 5% 이상의 증가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주택보급률이 높고 건축 규제 등으로 인해 높은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국제수지〓경상수지는 지난해보다 좀 나빠질 것이다. 소비 증가로 인해 수입은 빨리 늘어나고 수출은 완만히 증가해 국제수지 흑자규모는 줄어들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수입이 연평균 4%, 수출은 2% 늘어나 국제수지 흑자규모가 지난해 90억 달러보다 적은 50억 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되면 설비투자가 늘어나 자본재 수입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분배〓고액 연봉자가 늘어나는 반면 임시직도 늘어나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는 경기가 살아나고 물가도 안정돼 서민들의 가계부는 주름살이 조금 펴질 가능성이 있다.
(도움말:한국개발연구원 산업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2002년 경제지표 전망구분예상치(%, 달러)경제성장률3.5∼4.0물가상승률3.0실업률3.7건설투자5국제수지흑자50억자료:한국개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