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배경으로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리는 연세대축구부 이종훈 선수.
‘균형과 조화’.
월드컵 16강 진출의 꿈을 안고 8일 2002년 새해 첫 출항의 돛을 올릴 한국축구대표팀 ‘히딩크호’.
지난해는 ‘실험과 가능성 타진’의 한해였다면 올해는 월드컵개막까지 남은 5개월동안 ‘16강 진출 목표의 구체화’라는 과제를 풀어가야한다.
19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골드컵축구대회 출전을 위해 25명의 태극전사를 주축으로 8일 소집하는 축구대표팀은 이날 미국으로 출국해 샌디에이고에 캠프를 정하고 훈련에 들어간다.
해외에서 신년 첫 훈련을 시작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의 신년 다짐이 바로 ‘균형과 조화’다.
지난해 한국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거스 히딩크 감독(56)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전술에 있어서도 처음에는 4명의 수비수를 배치하는 ‘4-4-2’에서 ‘3-5-2’와 ‘4-5-1’ ‘3-4-3’ 등 다양한 진용을 시험 가동했고 총 18경기에서 9승4무5패(22득점, 25실점)의 전적을 남겼다.
“한국축구와 선수들에 대한 파악이 끝났다”고 말한 바 있는 히딩크 감독이 강조하는 것은 공격과 수비의 균형과 선수들의 조화, 즉 조직력 강화다.
한국대표팀은 지난해 18경기에서 22득점으로 1경기 당 1.2골의 빈곤한 공격력을 드러냈고 수비에서는 프랑스와 체코 두 유럽국가에만 10실점을 해 편중 현상을 보였다.
공격에 있어서는 세부 전술의 다양화와 세트 플레이의 완성을 목표로 히딩크 감독은 최전방에 공격수 3명을 포진시키는 진용을 확정했으며 체격과 체력이 월등한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수비 전술을 가다듬어 공수의 균형을 이룰 계획.
이와 함께 앞으로 축구대표팀은 커다란 변화 없이 이번에 출범하는 ‘9기 히딩크 사단’을 주축으로 선수들간의 조화를 극대화하는데 훈련의 중점이 두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히딩크호 멤버 중에는 34세의 황선홍(가시와)을 비롯해 김도훈(32) 최진철(31·이상 전북), 유상철(31·가시와), 김태영(32·전남) 등 노장과 이천수(21·고려대), 최태욱(21·안양), 박지성(21·교토), 송종국(23·부산) 등 신예가 섞여 있어 이들이 끈끈한 조직력을 이루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2월드컵 예선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상대해야 할 포르투갈 폴란드 미국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도 뛰어나지만 5년 이상 발을 맞추고 있는 주전선수들의 조직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 능력과 조직력에서 한 수 위로 평가받는 본선 상대를 넘어 월드컵 16강으로 가는 길, 바로 ‘히딩크호’의 균형과 조화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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