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후 2시간이면 일이 다 끝난다. 능력만큼 대우를 받지 못한다. 중요한 결정사항을 맨 나중에 듣는다. 칭찬을 들어도 즐겁지 않다. 회사가 곧 망할 것 같다.
그렇다면 전직을 고려할 때다. 2시간짜리 일에 만족한다면 발전이 없다. 사내 소식을 가장 늦게 듣는다면 조직내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다. 칭찬도 달갑지 않을 정도로 의욕이 상실됐다면 변화가 필요하다. 그나마도 넘어가지 않고 버티고 있는 회사와 망해버린 회사 출신의 구직자는 몸값이 천지차이다.
‘직업인’의 개념이 ‘직장인’을 대체한 지 오래다. “나 헤드헌터한테 연락받았다”며 은근히 자랑하는 세상이다. 국내 최고의 헤드헌터인 유니코서치의 유순신 사장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헤드헌터들의 ‘사냥감’이 될 수 있나요?
“성공 스토리가 있어야 해요. 그 분야에서는 최고라는 입소문이 나 있어야 해요. 기업은 착한 사람들에 의해 굴러가는 게 아니잖아요.”
-능력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사업 시작 단계에선 추진력이 필요하겠죠. 구조조정하는 자리에는 결단력 있는 사람, 잘 굴러가는 기업이라면 인적 자원을 잘 관리하는 사람을 요구할 겁니다.”
-능력은 있는데 주위에서 싫어하는 스타일이 있잖아요.
“주위에 물어봅니다. 상사에게는 충성도를, 동료에겐 팀워크를, 부하직원에겐 리더십을 평가하는 거지요. 거래처로부터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강하다’는 평가를 들어서는 곤란해요. 능력이 6할, 평판이 4할을 차지합니다.”
-외모도 중요하지요?
“‘난 외모가 아니라 일로 승부할거야’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자기 관리도 못하는 사람이 일인들 얼마나 잘하겠습니까. 차림새가 허술하고 술에 찌들고 배가 나온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싶진 않겠지요.”
-여성과 남성을 구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여자들은 입사 1년쯤 지나면 스스로를 비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악수할 때 손에 힘이 없고 눈도 내리뜨는 여성은 신뢰감을 주지 못해요. 남자들은 여자 조심해야 합니다. ‘비서와 그렇고 그런 사이더라’라는 소문이 나면 곤란합니다. 술자리에서 여직원들을 귀찮게 군다는 평판 정도를 가볍게 여기는 남자들이 많은데 특히 외국계 회사에서는 이런 사람 절대 안 받습니다. 호적에 빨간줄 긋는 것과 같지요.”
-헤드헌터 리스트에 오르기 힘든 유형은요?
“전문성 없이 경력만 산만한 사람, 5년간 3번 이상 직장을 옮긴 사람, 독불장군형, 불평 불만자, 컴맹을 자처하며 시류를 못따라가는 사람, 누구든 할 수 있는 일만 해온 사람입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