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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폭스뉴스, CNN간판급 앵커 서스터렌 전격 스카우트

입력 | 2002-01-03 18:18:00

그레타 반 서스터렌(왼쪽)과 폴라 잔


미국의 뉴스 전문 케이블 TV 방송인 CNN과 폭스 뉴스 간에 간판급 앵커를 서로 빼돌리는 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CNN의 법률 전문 토크쇼 앵커이자 애널리스트인 그레타 반 서스터렌이 2일 경쟁사인 폭스 뉴스 채널로 회사를 옮겼다고 미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폭스 뉴스는 서스터렌씨를 밤 10시 뉴스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밤 10시 뉴스는 지난해 9월 CNN이 스카우트해 간 앵커 폴라 잔이 담당하던 프로다.

변호사 출신인 서스터렌씨는 91년부터 CNN 방송의 법률 담당 기자로 활동해오며 유명 미식축구선수인 O J 심슨의 부인 살해 의혹사건 및 2000년 대통령선거의 플로리다주 재검표를 둘러싼 법률공방에 관한 보도 및 논평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녀는 9·11 테러 직전까지 ‘입증책임(Burden of Proof)’이라는 법률 전문 프로의 공동 사회자로 활동했으며 최근엔 ‘포인트’라는 토크쇼의 앵커를 맡아왔다.

서스터렌씨는 회사를 옮긴 이유에 대해 “CNN에서 10년이나 일한 만큼 이제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언론계에선 9·11 테러 이후 서스터렌씨의 프로가 폐지되거나 주요 시간대에서 밀린 틈을 노려 폭스 뉴스가 전격적으로 데려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스터렌씨가 폭스 뉴스로 옮김에 따라 CNN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CNN 방송은 폭스 뉴스와 비교할 때 ‘래리 킹 라이브’토크쇼에서만 확실히 우위를 지키고 있을 뿐 다른 프로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CNN이 폴라 잔을 스카우트했을 때 폭스 뉴스는 이에 발끈, 잔씨를 상대로 계약위반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아프가니스탄에서 종군기자로 활약 중이던 CNN의 스티브 해리건 기자를 현장에서 스카우트, 앙갚음을 했었다.

CNN은 폭스 뉴스의 대표 앵커인 빌 오라일리도 스카우트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양 사의 장군멍군식 빼돌리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