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더블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송종국, 유상철, 이천수 등이 각광받고 있는 것도 따지고보면 여러개의 포지션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기 때문.
프로농구 KCC 이지스 역시 포지션을 파괴한 토털농구를 외치고 있다.
센터인 재키 존슨은 골밑 플레이와 외곽슛에 능하고 다른 선수들도 고유의 포지션은 물론 가드 이상민까지 골밑 플레이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더블 포지션은 유행처럼 프로야구에도 급습하고 있다.
올시즌 FA 시장 최대어인 양준혁(삼성.33)과 돌아온 ‘바람의 아들’ 이종범(기아.32), 그리고 FA 최대의 먹튀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홍현우(LG.30)가 바로 그 주인공.
FA를 통해 친정팀 삼성으로 돌아온 양준혁은 1루수로 나설 수 없는 까닭에 우익수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26)을 제치고 1루를 꾀찬다는 것이 아무래도 무리라는 판단.
지명타자의 자리 역시 용병선수에게 양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양육강식’의 프로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야구 천재’ 이종범은 본업인 유격수를 마다하고 우익수 전향을 준비한다.
양준혁이 생존 생존경쟁을 위한 불가피한 전향이라면 이종범은 전력의 극대화를 위한 포지션의 변경.
체력적인 부담을 줄이고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우익수자리는 기아의 전력상 최상의 선택.
18억의 거액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홍현우는 가장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자랑하는 퀸란이 LG와 계약을 체결함으로 3루를 내줘야하는 상황.
2루에도 그동안 기량을 키워온 선수들로 바글바글하기 때문에 1루나 외야로의 전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 세 선수가 변경된 자리에만 만족할 수는 없다.
팀 사정상 본래의 자리와 변경된 자리를 오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록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지만 팀과 개인의 사정상 2개 이상의 수비 포지션을 소화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
한 포지션을 집착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감독의 요구에 충실히 따라줄 수 있는 기량을 가진 더블 포지션.
이것이 2002년 프로야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책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