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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화제]“때로는 맞아도 주죠”정은순선수 남편 장재호씨

입력 | 2002-01-06 17:21:00


이 남자(장서방)가 사는 법-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정은순선수 남편 장재호

▽외조하기〓아내는 합숙할 때가 많기 때문에 집에서 밥과 반찬을 나 혼자 다 해결하는 편이다. 아내가 요리를 하면 잘할 것 같은데 제대로 하는 걸 못봤다.

▽얼굴로 주먹 막기〓싸울 때 화가 나면 내게 손을 대기도 한다. 그럴 때는 거의 일방적으로 맞는다. 누가 농구 선수 아니라고 할까봐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아내는 워낙 손 동작이 빨라 솥뚜껑 같은 손바닥에 언제나 당하기 일쑤다.

▽기분 맞춰주기〓삼성생명이 지는 날 난 바빠진다. 열 받은 아내를 즐겁게 하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량이 소주 1병인 그녀. 술이라도 마시면 찌개 대령도 내 몫이다. 며칠 전 팀이 여자프로농구에서 최소득점 기록으로 완패를 한 날에는 새벽 2시까지 술잔을 들이킨 아내 옆에서 뜬 눈으로 자리를 지켜야 했다.

▽야간점호〓밤 9시. 난 전화기 옆으로 잽싸게 달려간다. 아내가 매일 전화체크를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집을 비울 수 밖에 없는 아내는 남편이 친구들과 어울려 집에 안 들어오거나 딴 생각(?)할 까봐 매일 밤 9시에 버튼을 누른다.

▽아껴쓰기〓내 한달 용돈은 20만원. 1m88에 0.1톤의 거구지만 술을 거의 못하기 때문에 술값으로 돈들 일이 없다. 거의 점심 밥값이다. 내 지갑안엔 그 흔한 신용카드 한 장 없다. 우리 부부 자금 관리는 아내가 다 한다.

▽“참자!”〓운동선수로 뛰고 있는 아내를 위해 비위를 맞춰주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게 내 지론. 하지만 운동을 그만두면 아내 역시 본연의 자세로남편에게 아낌없는 내조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