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를 키우면서 겪는 걱정거리 중 하나는 아이의 자위행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의 자위행위는 성장과정의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생후 6개월된 아기는 자기몸을 손으로 더듬다가 성기를 발견하게 되면서 호기심이나 장난으로 만지작거린다. 30개월 쯤 되면 누구는 고추가 있고 누구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6개월쯤 되면 남녀구분이 가능해진다.
특히 4∼5세 된 아이들이 자신의 성기를 자꾸 만지는 것을 ‘유아적 자위행위’라고 한다. 어린아이의 이런 행동은 단지 자신의 성기를 만질 때 느껴지는 피부감촉이나 호기심 때문이지 어른이 하는 자위 행위와는 다르다.
부모가 어른의 관점에서 아이의 이러한 행동을 보면 순간 당황하고 야단을 치게 된다. 이렇게 하면 아이가 성에 대해 나쁘게 이해하고 스스로 수치감을 느끼는 등의 심리적인 부담을 갖게 된다. 이 결과 손톱을 깨무는 등의 좋지 못한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땐 성기의 중요성을 충분히 설명하면서 스스로 그만두도록 한다. 남들이 보는 앞에서 자위행위를 할 경우 다른 사람들이 봐서는 곤란한 행동이므로 혼자 있을 때만 하는 것이라고 넌지시 말하는 것이 좋다. 또 아이가 바깥에 나가서 노는 시간을 늘려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한 방법.
하지만 정신과나 소아과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성기 부위에 염증이 생겨 가려워 긁다 보면 기분이 좋아져 습관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이상혁교수는 “대인관계를 못 맺고 의사소통이 안되는 우울증이나 자폐증 어린이 또는 부모의 잦은 부부싸움과 같은 부정적 집안문제로 정신적 타격을 받은 어린이에게는 이로 인해 지나친 자위행위 습관이 생길 수 있다”면서 “이때도 자위행위를 못하도록 하기 보다는 이러한 행동이 일어난 근본적인 원인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