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아파트 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 강남권에는 폭등한 아파트가 잇따라 출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작전 세력’이 가격을 조작하는 조짐도 나타나 수요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종합 부동산정보업체인 유니에셋은 서울지역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아파트 값이 4주 연속 1%를 넘는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강남권 재건축 대상 및 소형 평형에 수요가 집중돼 20평형 미만 아파트 값은 일주일 새 4%나 올랐다. 특히 강동구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이 급등해 눈길을 끌었다. 고덕 주공 16평형은 두 달 새 8000만원이나 올라 2억6500만원을 호가한다.
고덕동 신세계공인 장병태사장은 “납득할 수 없을 만큼 가격이 올랐다”며 “시장이 정상이 아닌 탓에 매수자나 매도자에게 조언을 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올 해 집값 상승 전망이나 재건축 기대 심리만으로는 폭등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중개업자는 “아직 주민 동의를 구하는 절차조차 마치지 않아 실제로 재건축을 위해 진행된 일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 주공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구단위계획 마련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아파트값은 일주일 새 25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이같은 급등에 대해 집 값을 올리려는 세력이 농간을 부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거래는 뜸한 채 아파트 소유자들이 가격만 올린다는 분석이다.
강남 서초구에서는 여전히 매물이 드물다. 가격 급등에 따라 수요자도 매입을 꺼리고 있어 거래는 뜸하다. 유니에셋 오석건전무는 “연말 가격 폭등 탓에 수요자들 사이에 경계심리가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북 강서 지역 아파트 값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지역은 실수요자가 많은 것이 특징. 강남으로 가기 쉬운 지하철7호선 주변 아파트 값의 오름세가 두드러진다.
신도시 아파트도 새해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분당과 평촌이 각각 0.85%, 0.68%의 주간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사철이 시작된데다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신도시로 퍼지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는 과천 의왕 광명 안양 등에서 주간 아파트 상승률이 1%를 넘어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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