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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화려한 시절' 푼수역 공효진 "버스안내양 폼 나죠"

입력 | 2002-01-06 17:39:00


신인 탤런트 공효진(21)은 요즘 바깥을 돌아다니기가 부담스럽다. 서울 동대문 시장에 쇼핑을 나가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은실이가 나타났다”며 악수를 청하거나 사인 요청을 받기 때문이다.

은실이는 그가 SBS 주말극 ‘화려한 시절’(밤 8·50)에서 맡은 버스 안내원으로 ‘복고풍 푼수’. 실제 그의 성격은 어떨까.

“극중 은실이가 천방지축으로 그려지면서 실제로도 그러냐는 말을 자주 들어요. 하지만 저도 알고보면 부드러운 여자에요. 4년간 호주에 살아 영어는 물론, 피아노와 플룻 연주도 웬만큼 해요. 운동도 대부분 잘해요.”

그는 연실을 솔직하지만 여린 여성이라고 평했다. 버스표를 삥땅친 게 아니냐며 몸수색을 하는 버스 회사 과장에게 “이게 어디서 성폭행하느냐”며 대들기도 하지만 철진(류승범)에 대해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을 가진 따뜻한 인물이라는 것.

공효진에게 ‘화려한 시절’은 드라마 데뷔작. 연기 교육을 정식으로 받지 않은 탓에 촬영 4개월 전부터 이종한 담당 PD와 노희경 작가로부터 발성법과 대사 처리 등에 대한 기본기를 배웠다. 첫 촬영에 들어간 지난해 10월경에는 공효진은 대본 전부를 외울만큼 열성을 다했다.

그의 이름이 알려진 것은 지난해 CF에서 코믹한 캐릭터를 가진 못생긴 여자로 주목을 받으면서부터. 그는 치아에 교정기를 낀 촌스러운 여자로 나와 침을 흘린채 잠을 자다 남의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멋진 남자의 전화를 받는다.

“광고에서 우스꽝스럽게 변한 내 모습을 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이렇게 망가질 수 있구나’ 하구요.”

그는 호주로 이민을 갔다가 1998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경기 부천 중흥고 3년 때 길거리에서 “모델 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의를 받고 덜컥 잡지 모델이 됐다.

공효진은 99년 영화 ‘여고괴담 2’을 비롯 ‘킬러들의 수다’ ‘화산고’에 출연해 연기자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화산고’에서는 불의를 참지 못하는 다혈질의 검도부 부주장 소유선 역을 맡아 무술 실력도 선보인 바 있다.

그는 “앞으로 푼수 대신 눈물 펑펑 쏟는 멜로 배우로 변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