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그랜드 베가TV
지난해 본격적으로 한국공략을 시작했던 일본 가전회사들이 ‘신발끈’을 다시 묶고 있다. 삼성 LG 등 ‘토종’의 브랜드 파워가 강한 한국시장에서 대중적 제품에서는 승산이 없다고 보고 일본식 ‘기술’을 선보이는 쪽으로 방향선회를 하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그냥 백색가전보다는 디지털 가전에 승부의 초점을 맞췄다. 올해 집중적으로 마케팅할 제품은 디지털 방송용 HD(고화질)TV나 프로젝션 TV. 특히 신개념 프로젝션 TV로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그랜드 베가 TV’가 곧 들어올 예정이다. 지난해 소니의 한국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6000억여원이며 올해도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지난해 성적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나쇼날 파나소닉 코리아(마쓰시타산업의 한국현지법인명)는 올해 한국에서 기반을 확실히 다질 계획이다. 메모리카드를 적용한 오디오 비디오 등 디지털 네트워킹 제품을 주로 소개한다는 방침. 삼성 LG전자와 직접 경쟁하지 않는 제품이 우선 마케팅 대상이다.
오디오비디오(A/V) 전문업체인 JVC코리아는 올해 디지털캠코더와 미니컴포넌트 분야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 지난해는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함으로써 수입업체를 통해 팔던 예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5배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20% 성장하는 것이 목표.
JVC는 ‘디지털 제품을 특화한다’는 전략을 올해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한일 월드컵 공식 파트너사인 점을 충분히 살려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디지털 방송시대를 맞아 각종 디지털 TV를 한국에 선보일 계획이다.
올림푸스는 지난해 디지털카메라 분야에서 한국 상륙에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올해도 ‘고성능 고화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는데 노력할 방침이다. 대표제품군인 카메디아 C시리즈 가운데 화소수가 높은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
전자사전업체로 잘알려진 샤프전자는 50인치 PDP TV와 30인치 LCD TV를 4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노트북PC의 대명사인 도시바도 1월중 한국 법인을 세우고 프로젝션 및 PDP TV를 소개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인의 뿌리깊은 반일 감정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기술력뿐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