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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신용불량 신용카드 100만장 넘어서

입력 | 2002-01-06 18:17:00



신용카드 대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카드 이용자가 갖고 있는 신용카드가 100만장을 넘어섰다.

금융감독원은 6일 지난해 11월 말 현재 발급된 신용카드 4754만장 가운데 신용불량자가 가진 카드는 2.2%인 104만장이라고 밝혔다. ‘신용불량 카드 104만장’은 4개월 전인 지난해 7월 말 62만5000장(전체 카드는 3684만장)보다 67%가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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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적잖은 신용불량자가 신용카드를 2장 이상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실제 신용카드와 관련된 신용불량자는 50만∼6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지난해 11월 말 기준 은행연합회에 등록된 전체 신용불량자 279만4000명 가운데 17∼22%가량이 신용카드와 관련됐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금감원은 카드회사가 경쟁적으로 카드회원 수를 늘리면서 4개월 동안 신규카드가 1000만장 이상 발급된 것을 신용불량 카드를 양산한 주원인으로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7개 카드사 등이 발행한 20세 미만의 ‘미성년 카드회원’은 4개월 동안 19만3000명에서 32만4000명으로 66%가량 증가해 이 기간에 전체 카드회원 증가율인 29%를 크게 웃돌았다.

미성년자에 대한 카드발급이 늘어나면서 10대 신용불량자도 6194명에서 7456명으로 증가했다.

금감원은 카드 관련 신용불량자가 급증한 것은 카드사들이 앞다퉈 고객 확보에 나서면서 미성년자 등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게도 카드를 발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신용감독국 관계자는 “전체 개인파산 신청자 중 신용카드 관련도가 2000년 40%가량에서 지난해엔 70%대로 높아졌다”며 “카드 관련 신용불량자는 잠재적 파산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대금을 제때 못 갚는 신용불량 카드사용자는 크게 늘고 있지만 신용카드사 운용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카드대금 연체 등 신용카드 관련 신용불량이 늘어나는 현상은 카드 소지자와 신용카드 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신용불량 절대치가 커진 것일 뿐 신용카드 부실이 카드사나 은행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