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하원은 6일 새벽(현지시간) 에두아르도 두알데 임시 대통령에게 페소화의 평가절하와 경제재건을 위해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긴급 경제개혁 법안을 압도적으로 승인했다.
아르헨티나 상원은 6일 이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나 두알데 대통령이 이끄는 페론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개혁법안이 하원을 통과함으로써 두알데 새 정부는 일단 큰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새 정부가 1410억달러에 이르는 외채를 갚고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모든 부문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채권국의 지원을 얻어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아르헨티나 사태 일지
2001.12월초
IMF, 13억달러 지원 거부
2002.1.1
에두아르도 두알데 대통령 선출
12.20
델라루아 대통령 사임
2
공식부채 1410억 달러 발표
23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 대통령취임
5
아르헨티나 하원, 경제개혁안 승인
30
로드리게스 사 대통령 사임
5
부시 미국 대통령 지원방안 논의
▽경제 개혁안 주요 내용=하원은 개혁법안에서 수십년간 지속되어온 페소화와 달러화의 1대 1 고정환율제를 폐지하는 것을 비롯해 △금융시스템 개혁 △가격 통제 △국내산업 및 고용시장 보호 등을 위한 비상 권한을 두알데 대통령에게 부여했다.
경제개혁안에는 환율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정부관리들은 달러 대 페소화의 환율을 1대 1.4선으로 고정해 페소화를 40% 정도 평가절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두알데 대통령은 평가절하로 인한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일반 가정에 대해 △10만달러 이하의 빚 △전기 수도 가스료 등에 대해서는 이전 페소화 환율을 적용키로 했다. 또 고용안정을 기하기 위해 향후 180일 동안 해고를 금지했다.
평가절하 조치로 손해를 입게 될 은행권에 대해서는 국채를 발행하고 석유수출세에서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두알데 정부는 평가절하로 인한 인출사태를 막기 위해 지난달 1일 페르난도 델라루아 대통령이 도입한 예금계좌 동결조치 를 당분간 연장키로 했다.
▽국내외 반응 및 과제=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새 경제개혁안에 대해 지지를 표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5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5일 빈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과 호르헤 배틀 우루과이 대통령, 리카르도 라르고 칠레 대통령에게 잇따라 전화를 걸어 아르헨티나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일부에서는 아르헨티나 새 정부의 평가절하 등 개혁 조치 때문에 살인적인 물가상승은 물론 재산상의 손실을 입게될 주민들의 저항을 초래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외신종합연합